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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성과 감성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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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용준 a.k.a kharismania 발자국을 찍어도 한바퀴 휘휘 돌다가도 당신의 자유 다만 시비걸진 말것. 정중한 논의는 환영합니다.
by 칼스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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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를 우아하게 유영 중인 백조는 부지런히 발을 젓는다. 겉으로 드러난 우아함은 실상 부단한 노력의 산물에 가깝다. 외모의 화려함에 가려진 내면의 절실함을 알아채기란 어렵다. 화려한 프로페셔널의 외양에 반해 그 자리를 동경하던 대부분의 초짜들은 가시밭길의 첫걸음을 체감하곤 한 바가지의 눈물과 한 대야의 땀을 흘리고서야 그 우아함의 정체를 파악하기 마련이다. 눈물과 땀을 먹고 자란 경험과 관록의 정체를 알고 나서야 진정한 프로로서의 신고식을 통과한다. 미운 오리새끼는 비로소 백조로 탈바꿈하는 노하우를 익히고 첫 번째 비행을 준비한다. <해피 플라이트>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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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부로 치장한 베이클랜드 가문의 부부 바바라(줄리안 무어)와 브룩스(스테픈 딜런)는 겉으로 드러낸 평온 속에 잠재된 예민으로 끊임없이 충돌한다. 지독한 권태는 점차 부부의 삶을 괴리시키고 일상을 침전시킨다. 은밀하게 경멸과 적대로 서로를 희롱하듯 살아가는 베이클랜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토니(에디 레드메인)는 온전하지 못한 질환적인 부부관계로부터 잉태된 후유증의 존재처럼 결핍에 시달린다. 마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이중적 나선처럼 얽힌 듯한 토니의 독백을 통해 진전되는 서사는 결국 결말의 파국까지 나아가며 충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명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세비지 그레이스>의 베이클랜드 가문의 인물들은 마치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미국인 중산층들의 권태를 닮았다. 영혼이 없는 껍데기의 삶을 부로 치장한 채 살아가는 가족의 일상을 멸시의 대상이 되기 좋은 형태로 그려낸다. 실상 그 이미지 너머로 어떤 성찰이나 교훈이 감지되지 않는다. 마치 현대사 박물관에 전시된 밀랍인형들과 같은 인물들이 그리스적 비극의 현대적 역할극을 재현하지만 실상 그 재현의 방식엔 실체가 없다. 껍데기 같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엔 충격이 엄습할 뿐, 어떤 감정적 결과물이 채워지지 않는다. <세비지 그레이스>는 분명 충격적인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 충격은 어떤 감정도 잉태하지 못한다. 욕망조차 상실한 텅빈 삶처럼 영화적 욕망을 좀처럼 감지하기 힘들다. 줄리안 무어의 가공할만한 연기를 지켜보는 것조차도 결국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로, 파격적인 양식과 별개로 기이하게 권태롭다. 빼어난 수사로 치장했지만 진심이 배제된 문장을 읽고 있는 것마냥 영혼이 새어나간 스크린을 맥없이 바라보는 기분이다. 마치 그 공허함이 영화적 의도인 것처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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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올림픽에서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순위권을 자랑하는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현실은 실상 생존 레이스 위에서 착취당하는 열악한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킹콩을 들다>는 대한민국이라는 좀스러운 현실을 담보로 둔 신파 기획물이다. 주연은 스포츠, 조연은 대한민국. 소박한 시골 소녀들의 표정을 통해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로서의 구색이 명확하기도 하지만 촌스러운 한국적 배경을 활용하는 능력이 그만큼 효과적이라 말할 수 밖에 없다.

 

88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 사냥에 실패한 역도 동메달리스트 이지봉(이범수)에게 동메달은 애증에 가깝다. 결과가 과정을 무색하게 만드는 현실 속에서 이지봉은 역기를 잡을 수 없는 몸으로 방황하다 보성의 역도부 선생으로 정착하곤 영자(조안)를 비롯한 소녀들을 만나 역도를 가르친다. 타인에게 멸시당하거나 자신감을 상실해버린 존재들이 만나 이루는 신파의 앙상블은 그것이 지독하게 닳고 닳은 스토리건 플롯이건 따져 묻는 입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효율적인 웃음과 눈물의 재료가 된다. <킹콩을 들다>는 눈물과 웃음을 다져 넣고 팔팔 끓인 뒤 비극을 첨가하고 희망이란 그릇에 담아 관객 앞에 내놓는, 먹히는 신파다. 신파는 나쁜 게 아니다. 다만 신파를 불순하게 만드는 환경이 나쁘다. 시대착오적인 건 영화가 아니라 여전한 세상이다. <킹콩을 들다>는 그 열악한 환경을 영화적 감정으로 치환했을 뿐이다. 세상이 변하지 않는 한, 그 현실을 담보로 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팔리고 또 팔릴 만한 신파의 재료로서 유효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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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제자들에게 말한다. 이 길을 선택하는 순간, 너희는 많은 것을 잃게 돼. 각오와 경고가 한 몸에 담긴 언어가 필사적인 절박함을 드러낸다. 영광보단 고난을 명확히 관통하는 스승의 언질 앞에 제자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피땀 흘린 노력의 과정이란 성공이란 방파제를 쌓지 않고서야 쉽게 허물어질 모래성 같은 영예나 다름없다. <킹콩을 들다>는 역도선수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과 금메달에 도전했다 동메달에 머무르고 부상까지 얻은 비운의 역도선수의 삶을 사제라는 관계에 뒤엉켜 넣은 신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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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주말 동안 집안에서 퍼져있었다. 금요일까지 마감해줘야 할 외고를 토요일 아침에서야 가까스로 마감해서 넘겨주고 나서 무기력해졌다. 이틀을 온전히 버렸다. 마이클 잭슨 Thriller 25주년 앨범과 최근에 구입한 Placebo, Eminem 신보만 줄창 틀어놓고 그냥 자빠져 있었다. 말 그대로 시간을 죽였다. 잠도 많이 잤다. 간만이었다. 아직도 녹취조차 못 들어간 인터뷰가 두 개나 남았고, 리뷰도 하나 써서 넘겨줘야 한다. 화요일 즈음이면 방송 원고도 넘겨줘야겠지. 다음 주엔 또 일이 쌓일 테고. 기이하게 바쁘다. 이상하게도 매일 같이 일이 쌓이고 덜어지지 않는다. 게으른 탓이다. 나사가 하나 풀린 기분이랄까. 의욕에 비해 진도가 안 나가는 기분. 누가 보면 떼돈이라도 버는 줄 알겠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그냥 입에 풀칠하지 않을 정도랄까. 다음주엔 봐야 할 영화도 많다. 방송에서 소개하는 개봉작이 4편에서 3편으로 줄어서 그나마 일이 덜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영화는 봐야 한다. 혹자는 영화를 보지 않고도 소개쯤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아무래도 난 그게 좀 어렵다. 내 성격상 그게 쉽지 않다는 건 내가 잘 안다. 그렇게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난 내가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을 마치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게 어렵다. 바로 티가 날 거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영화를 보고 소개하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업적이라도 되는 건 아니고. 그나마 가능하다는 거지.

 

사실 최근에 여러 가지로 신변에 변화가 있다.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회사가 한 고비를 넘겼다. 사실 여러 가지로 진통이 있었던 두 가지 일이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됐다. 그냥 둘 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자는 명백히 잘 된 일이고, 전자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 내가 간절할수록 상대는 괴로울 일이라면 내가 포기할 때 상대도 편해진다. 깨끗하게 단념했다. 아니, 단념이전에 스스로 편해지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놨다. 허전한 건 사실이지만 예전만큼 아프진 않다. 그냥 그 아이나 나나 각자의 길로 다시 들어서는 게 서로에게 발전적인 상황이 될 것 같다는 마음에 스스로 편해졌다. 친구라도 될 걸 그랬나, 싶은데 잘 모르겠다. 가능할까. 딱히 다른 기대감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한 시절을 함께 보낸 애인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 나쁜 이별도 아니었으니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고. 쌍욕하면서 헤어진 것도 아니고 생각보다 담담하면서도 친근하게 이별을 고하고 맞이했다. 이 정도면 꽤나 깔끔하지 않았나. 쿨한 것과는 다른 차원의 상황이기도 하고.

 

어쨌든 주말이 지나고 다시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 집에서 10분 거리에 놓인 회사로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여유가 있으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한 잔 사 들고 가던가. 최근 가장 발전적인 변화는 회사가 우리 집에서 10분 거리로 이사를 했다는 거. 서태웅이 괜히 북산고를 선택한 게 아냐.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무려 1500원에 판다는 거. 시럽 넣지 않는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나에겐 훌륭한 조건이다. 최근에 함께 일하기로 한 선배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을 통보해서 약간 난감하긴 했지만 이 역시도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조짐이 보인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어쩌면 내 개인적인 환경이 변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건 뭔가 확실해지면 좀 더 언급하고, 아니면 묻어야지. 어쨌든 나쁘지 않다. 지금 상황. 그런데 연애도 칼로리를 소모하는 작업이었을까. 연애도 끝나니 쉬고 싶다. 누구는 그러던데. 없으면 절실해진다고. 글쎄, 지금은 아니올시다. 그냥 담담한 기분. 그냥 동네에 오후 즈음에 별 생각 없이 만나서 맥주나 한 잔 하면서 수다 떨 수 있는 불알 친구나 하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건 좀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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