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

▶◀ 사람의 빈 자리에 남기는 글

민용준 2009. 5. 23. 19:25

예상치 못한 결말이란 이런 건가. 슬프다는 말은 못하겠다. 그렇게 진한 애정이 있진 않았다. 차라리 애증이랄까. 무엇보다도 안타깝다는 말이 언어가 아닌 한숨으로 나온다는 건 분명 진심이다. 죽음이란 찰나의 쓸쓸함으로 위안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평생을 두고 두고 기억나는 일이다.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얼굴이었건, 누군가의 술자리에서 씹어대기 위한 안주거리였건, 누구나 알만한 이의 죽음은 마음을 어지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