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다들 처음엔 놀라. 그리고 안타깝대.
잘 어울렸다며, 항상 닮았다는 말을 듣곤 했지. 너와 내가 그랬지. 우린 정말 어울렸나 봐.
어쩌면 너와 나는 남들 보기 좋은 사랑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군. 남들은 그렇게나 보기 좋다고, 잘 어울린다고 했는데 정작 우린 헤어졌어.
난 아직도 사실 잘 모르겠어. 네 마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에 얼마나 많은 이유가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난 정말 알 수 없어. 사랑하지 않는다는 너의 말이 어디까지 진심인지, 어디까지 거짓인지.
넌 얼마나 힘들었길래 날 떠났을까. 내가 이리도 힘들어할 줄 몰랐을까.
문득 네가 미워지다 이내 내가 미워져. 난 왜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웃고 있었을까. 넌 마음 속으로 언제부터 괴로워했을까. 뒤늦게 고통이 파도처럼 밀려와 내 마음을 때려. 마구 내리쳐.
언젠가 내 마음도 세월에 닳고 닳아 오늘도 잊고, 너도 잊고, 아무렇지 않게 매끄러워질까.
모가 났어. 울퉁불퉁. 너와 보낸 모든 기억들에 가시가 돋았어. 마음을 찌르고 가슴을 파고 들어. 도저히 버릴 수 없을 것 같은 애틋한 기억들이 하나같이 날 할퀴려 들어.
넌 괜찮을까. 넌 아프지 않을까. 문득 궁금해. 그래서 더 서러워. 알 수가 없잖아. 난 더 이상 네 삶에 관여할 수 없는 곳으로 떠내려갔어. 제길. 정말 끝나버렸어. 그 사실이 날 미치게 만들어. 지금이라도 다시 너에게 달려가볼까. 하루에도 스무 번은 망설이고 참아.
너 왜 그랬어. 대체 왜 그랬어. 이제 네 사진도 다 지워지고, 우리를 묶고 있던 모든 것이 풀려나가고 있어. 너 왜 그랬니. 정말 왜. 우리 사랑했잖아. 사랑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날 이렇게 아프게 해. 널 미워할 수도 없는 나를...차라리 날 옆에 두고 미워하지. 왜 이런 날...
그대, 정녕 날 잊으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