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

산 사람이 사는 법

민용준 2009. 5. 24. 10:53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때도 사람들은 모여 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눈물 흘리거나 한숨을 내쉬고 추모의 발길이 모이는 광경에서 그때와 비슷한 기시감을 얻는다. 정적과 광풍처럼 너무나도 대조적인 인생을 관통한 두 사람의 엔딩 앞에서 사람들은 동일한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형태가 전혀 다른 두 서사의 동일한 지점은 감정을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놈현 탓이다, 라고 비아냥거렸던 이들도 그 죽음 앞에서 엄숙함을 느끼고 있는 것만 같다. 물론 노무현에 대한 비아냥이 지금 MB에게 보내는 욕지거리와 차원이 달랐다는 것 정도는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마음 놓고 손가락질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고, 그만큼 관점의 여유가 생겼다. 애초에 인간적 그릇의 차이가 있었다. 적어도 누구처럼 고개 돌리고 상종하기 싫은 위인은 아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