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패스벤더라니, 정말 단단하면서도 날렵한 이름이다. 공구로 치자면 전동 드라이버 같은 것이 떠오른다고 할까. 게다가 한음한음 또박또박 읽어보면 섹시하고 강인하면서도 지적인 뉘앙스가 느껴지는 것도 같다. 확실히 남자다. 수컷이다. 차고 넘치는 테스토스테론의 기운이 느껴진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크고 아름다운, 거물이 될 사나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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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스톱> 단평

cinemania 2014. 2. 26. 02:51

<논스톱>을 보면서 리암 니슨표 액션영화라는 장르가 생성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쨌든 <테이큰>에서 <언노운>,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리암 니슨의 액션은 아직까진 물리진 않는다. 사실 액션이라기보단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까운데, 비행기 기내라는 공간성을 밀실 살인의 미스터리를 위한 장으로 몰아넣는 구상이나 모든 인물에게 의심의 꼬리표를 달게 만드는 수법은 후반부까지 적당한 흥미를 쥘만한 수준을 유지한다. 사실 줄리안 무어를 비롯한 모든 인물들이 인위적으로 '내가 범인처럼 보이지 않니?'란 식의 의심스러운 표정 연기를 계주하듯이 이어가는데 다들 적당히 잘해내는 인상이라 거듭되는 의심 돌려막기가 적당히 성공하는 인상.

다만 맥아리 없게 껍데기를 벗어버리는 듯한 결말부는 자폭 혹은 추락 같다. 리암 니슨과 함께 한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의 전작 <언노운>은 결말부가 지나치게 과격하게 나아간다는 인상이었는데, <논스톱>은 조금 부족하다는 인상. 어쨌든 그래도 최후반부의 하강신에선 물리적인 공포가 체험되는 듯. 어쨌든 일찍이 액션 스타의 꿈을 품었다던 리암 니슨은 아직도 살풀이가 한창인가 싶다. 자움 콜렛 세라가 <아키라>를 연출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건 어찌되고 있나 궁금하기도.

<노예 12년>에 등장하는 스쿳 맥네이어리와 루피타 뇽을 근래에 또 보게 돼서 반갑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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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단평

cinemania 2014. 2. 26. 02:12

1. 뒤늦은 <노예 12년> 관람기. 스티브 맥퀸의 영화답게 적절하게 가학적인 영화다. 하지만 남북 전쟁 이전의 미국 남부에서의 흑인 노예를 소재로 둔 영화라는 점에선 생각보단 물리적인 가학성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나치게 감정을 싣지 않고 적절하게 고통을 묘사한다. 물론 적절하다고 말하기엔 물리적으론 끔찍하지만 그 시대적인 예상 안에서 정확히 머무르는 인상이랄까. 인물이 짊어진 고통을 영화가 끌어올려 대변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어떤 면에선 역시 지독한 중립성이 느껴진다. 너무나도 사실적인, 한 치의 과부족이 없는 시대의 공기를 포착해낸다.

2. 육체적인 끔찍함을 넘어서 전체적인 풍경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참담함을 느끼게 해줄만한 신들이 더러 있는데 특히 중반부에서 신... 한복판에 절대절명의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모습을 제시한 뒤 점차 주변부의 풍경을 스케이프로 확 펼쳐놓는 광경은 마치 <만종>과 같은 평온함 사이에 갇힌 개인의 지옥을 너무나 사실적인 화풍에 담아 그리듯 전하는 인상이라 입을 벌리고 본 것 같다. 공감이나 이해라는 단어를 동원할 수 없는 그 시대적인 절망감이 한순간에 밀려오는데 이건 내가 어떤 식으로든 이렇다, 저렇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 라는 압도적인 살풍경이었다. 단언컨대 손에 꼽힐만한 명장면이었다. <헝거>와 <셰임>에선 생각지도 못했던, 스티브 맥퀸이 놀라울 만큼 명확한 시선을 지닌 동시에 광각의 시야를 조망할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노예 12년>을 압축하는 하나의 신이라고 생각한다.

3. 치웨텔 에지오포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아도 손색이 없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정말 끔찍했다. 영화가 끌어 안아야 할 서스펜스를 잘 해결해준다는 면에서 <노예 12년>의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띌 때마다 조마조마했던 폴 다노도 물론. 개인적으론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캐릭터가 기능적으로 중요했다고 본다. 그 시대적인 관성 안에서 '착한' 주인을 묘사함으로서 시대적인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바로미터 같은 캐릭터랄까. 결말부 즈음에 짤막하게 등장해서 일장연설을 하는 브래드 피트는 왠지 제작자 찬스를 쓴 느낌.

4. 이 정도면 회자될만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걸작으로서의 울림과 무관하게 관객에게 호감을 남길 작품이 될지는 모르겠다. 단순히 상업적인 성공 여부를 짐작하는 게 아니다. 흑인 감독이 그린 흑인 노예에 관한 영화가 이리도 냉정한 거리감을 둘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노예 12년>은 감정적인 이입을 거부한 채 명확하게 그 시대성을 환기시킨다. 그래서 그 환기가 관객 입장에선 시리거나 쓰리거나 무거울 거다. 그래서 관람을 권하고 싶다. 통증을 공감하는 것 이상으로 통증 그 자체를 목도하는 것도 때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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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 상당의 물건을 구매한 뒤 반년 만에 세 번이나 A/S를 받게 되고, 환불 대상으로 분류된 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제반 비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때, 어느 회사도 그런 문제로 보상해주지 않는다는 이야길 듣게 되면 기분이 상큼하겠지? 한샘의 고객상담팀장인 한영근 씨, 덕분에 기분이 상쾌하네. 그리고 전화도 잘 안 받아서 참 고맙소.

 

어쨌든 한샘에서 시스템 옷장은 죽어도 사지 마시길. 반년 만에 옷을 거는 봉이 다섯 번이나 떨어졌다. 대안이 되는 모델도 없고, A/S기사로부터 같은 문제 때문에 A/S 받는 고객이 많다고도 직접 들었다. 심지어 뒤늦게 통화가 된 고객상담팀장이란 사람이 "이런 문제는 처음이라"란 식으로 말씀하시는 게 정말 신선하더라. 안타깝지만 당사의 A/S 기사님께서도 피곤한 제품이라고 하시는데, 게다가 뒤늦게 알아보니 먼 친척이 이 제품 샀다가 피봤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는데, 이런 얘기를 늘어놓으니까 그제서야 '구라 실패'를 예감했는지 머뭇하시더만. 만약 진짜 몰랐다면 한샘은 조직적으로 소통이 안되는, 문제의 개선 여지가 없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회사이거나 고객에게 친절한 목소리로 구라를 치는데 능한 협잡꾼 조직이겠지.

 

최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도 소비자들의 정신적인 권익이라는 것이 개무시당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란 사실에 빡쳤는데 한샘이란 기업의 입장도 이와 다를 바가 없는 듯. 어쨌든 좀 빡치는데, 일단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 포스팅할 블로그의 첫 번째 글을 드디어 정한 거 같다. 널리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다시 말하지만 한샘에서 시스템 옷장은 절대 사지 말라. 당해본 놈이 말하는 것이니까 주변의 누군가가 구매를 고려한다면 적극적으로 말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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