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서 '바람'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봤다. 놀라웠다. '아빠랑 바람 핀 여자가 계속 도발해요.' '유부녀와 바람 피우다 걸렸어요.' '바람 피우는 사람의 증거를 확보하고 싶습니다.' 바람을 피우는 남편 혹은 아내 심지어 부모를 어찌해야 할지를 묻는 하소연이, 바람을 피우다 걸렸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묻는 절절함이, 바람 피우는 아내 혹은 남편을 응징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하는 단호함이 차고 넘쳤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상이라 해도 사적인 치부가 드러날 만한 질문을 불특정 다수에게 던진다는 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이리도 많은 절박함이라니, 가히 바람 잘날 없는 사회라 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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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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