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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08 제이미 벨, 기다림은 끝났다.

남루한 탄광촌에서 태어난 소년 빌리 엘리어트에게 소녀들의 발레복은 날개였다. 사내에게 어울리는 건 권투 글러브라던 아버지의 고집도 그의 발레복을 벗기지 못했다. 그리고 빌리는 날아오른다. 수줍던 소년의 아름다운 비상, <빌리 엘리어트>(2000)는 전세계에 감동을 실어 날랐다. 댄서의 집안에서 자라나 여섯 살부터 춤을 연마했던 제이미 벨도 새로운 날개를 폈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었다. “역량을 키우는 것이 거액을 얻는 것이나 큰 로봇으로부터 달아나는 것보다 중요했다.” 더 높고 멀리 날기 위해서는 자신의 날개가 온전히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 함을, 역할의 크기나 비중을 가리기보다도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에 기꺼이 몸을 던져야 함을 알았다. 그렇게 자신의 체공시간을 서서히 넓혀왔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꿈 많은 소년이 아니다. <더 이글>(2011)에서 무르익은 남성미를 뽐내는 그가 자신의 성숙한 날개를 펼 날도 머지 않았다. 기다림은 끝났다. 이제 다시 날아오를 차례다.

(beyond 6월호 Vol.57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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