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12.25 이재용 감독 인터뷰
  2. 2009.10.05 김예리 인터뷰
  3. 2009.10.03 명절 잡담 2

이재용 감독의 신작 <죽여주는 여자>는 중의적인 제목이다. 그러니까 <죽여주는 여자>는 감탄사로 쓰이는 '죽여준다'와 동사로 쓰이는 '죽여준다'는 의미로 수식되는 여자의 삶을 그린 영화다. 먹고살기 위해 노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늙은 여성은 과거 자신과 거래한 전적이 있는 남성들이 갈망하는 죽음을 돕는다. 죽여준다던 그 여자가 정말 죽여주는 여자가 된 건 결국 남루한 노인들의 삶이 방치되고 외면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이 존재하는 덕분이다. 나이가 든다는 건 여러 모로 귀찮고 성가신 일이 되는 사회에서 노인들은 버겁게 현실을 버티거나 버거운 내일을 지운다.

물론 <죽여주는 여자>를 목격한 10만 명 이상의 관객이 목도한 건 우울하고 괴로운 노년의 초상만은 아닐 것이다. 유쾌한 활기와 따뜻한 정감이 공존하는 영화 속 풍경에는 한국 사회의 여느 구석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표정들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그 다양한 생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삶의 군상들도 하나 같이 늙어가고,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삶은 결국 죽음으로 수렴되는 여정이다. 다만 죽음이 다다를 때까지 살아간다는 것과 죽음을 향해 찾아간다는 것 사이에는 우주만 한 괴리가 있다. 결국 <죽여주는 여자>는 죽음을 통해 삶을 관통하는, 역설적인 영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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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

김예리 인터뷰

interview 2009. 10. 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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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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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잡담

time loop 2009. 10. 3. 23:50

명절이다. 그렇다.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해 기차표를 예매하고 고속도로의 막힘을 걱정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그렇다. 나에겐 무관한 일이지만 그렇다. 주말을 비롯해서 개천절까지 잡아먹어버린 이번 연휴가 야속한 건 명절과 관계없이 긴 휴일을 즐기는 나에게도 마찬가지지만 명절을 특별하게 보내지 못한 건 벌써 오래 전부터 지속된 상황이라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기다리긴 했다. 푹 쉬고 싶었기 때문에 3일 간의 연휴는 상당히 벼르던 기간이었다. 어쨌든 벌써 이틀을 날려먹고 나니 또 한번 허무해진다. , 이제 하루 남았구나. 다시 한번 야속해지는 연휴다. 아마 내일 즈음엔 또 다시 자신의 본토로 돌아오려는 이들의 분주한 하루가 이어질 것이다.

 

명절을 날로 먹는 나에겐 긴 연휴란 한없이 여유로운 기간이다. 달리 말하자면 꽤나 심심한 시간이기도 하다. 일을 미리 해볼까 싶다가도 나태해지고 누군가를 만나볼까 전화번호를 뒤적이다 말게 되는 그저 그런 날이다.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동네를 휘휘 돌기도 하며 캔맥주를 사와서 영화나 보는 그런 날이다. 그나마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라도 보면서 낮을 보내면 하루가 깜빡 간다. 그 와중에 명절이라고 음식을 차리는 어머니 덕분에 배는 부르다. 어쨌든 벌써 이틀이 갔다. 내일이면 마지막 휴일, 그리고 출근. 벌써부터 월요병이 도지는 기분. 내일은 노트북을 들고 가로수길로 걸어가 된장남 놀이나 해야겠다. 집에 있으면 도통 일을 할 수 없거든. 일이라도 줄여놔야 월요일 걱정이 줄지. 그래도 다음주엔 부산으로 간다. 벌써부터 해운대 앞바다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설마 쓰나미가 밀려오진 않겠지. , 그렇다면 어쩔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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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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