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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위안

도화지 2011. 2. 27. 04:03

지구의 저편에서는 지금 자유를 외치다 총에 맞아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시체가 거리에 널려 있다고 한다. 또 저기 지구의 어느 저편에서는 지금 지진으로 땅이 흔들린 통에 조용한 마을 하나가 쑥대밭이 돼있다 한다. 나는 그저 이야기한다. 그들이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고. 잠시 심각한 표정으로, 조용히 읊조리며, 무력하게 입을 다물고, 결국 침묵할 것이다. 그리도 무력하지만 그건 그들로부터 머나먼 땅 위에 서서 관망할 수 밖에 없는 자가 수긍해야 할 몫이기에 그것이 내 무력함이라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마음을 추스른다. 당장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의 마음조차도 다스리지 못하는 인간에게 세계 평화란 너무나도 먼 단어이기도 하고. 지구는 하나, 따위의 슬로건을 내밀며 세계 평화를 기원할 필요까진 없다. 어차피 우린 지구라는 동네 속에서 사는 이웃이고, 들려오는 이웃의 사정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니까. 다만 이웃의 문지방 앞을 넘을 수 없다 하여 이웃에 무관심하거나 방관하진 말자고,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한다. 그들의 피 묻은 손을 잡아줄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이 그들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원기옥으로 쏘아 올려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유의 외침을 응원하며 파괴의 복구를 기원한다. 지금 그들과 무관한 글을 쓰고, 그들과 무관한 식사를 하거나, 그들과 무관한 잠을 자겠지만, 그들을 향한 시선을 통해 그 머나먼 땅에서 들려오는 소식들로부터 눈을 돌리지 말자. 그것이 조금이나마 더 나를 인간답게 만들 지이니, 라고 나는 스스로 위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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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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