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게임> 단평

cinemania 2011. 12. 13. 10:22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빅 매치로 회자되는 최동원과 선동열의 연장 15회 완투 대결. ‘나는 전설이다라는 부제라도 걸고 싶은 <퍼펙트 게임>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야구팬이라면 가상의 인물까지 동원해서 실제 경기 양상까지 변주한 영화의 선택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세기의 투수로 꼽히는 두 선수의 대결의 재현을 넘어서 그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에 가깝다. <퍼펙트 게임>은 일단 최동원의 영화 같다. 선동열을 연기한 양동근이 (연기와 무관하게) 외모부터 실제 인물과의 괴리를 형성시키는 것과 달리 최동원을 연기한 조승우는 실제 인물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고, 신뢰하게 만든다. 두 선수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결국 맞붙기까지의 기승전결은 덜컹거리는 화법에도 불구하고 온도를 상승시킨다. 다만 구멍에 가까운 몇몇 주변 캐릭터가 스토리의 제구력을 깎아먹는 인상이다. 감독의 작전보다는 선수들의 능력에 좌우되는 경기처럼, 연출의 승리라기 보단 소재 자체의 매력과 배우의 열연이 얻어낸 승리 같다. 지나치게 비장한 음악도 퇴장 감이다.

 

(무비스트)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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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을 견딘 예술품은 보존적 가치를 발생시키고 개인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예술품에 물질적 단위의 가격을 매기게 된 건 그 소유욕 때문이다. 희귀성이 인정될수록 책정되는 화폐 단위가 올라간다. 본질적인 아름다움보다도 금전적인 저울질을 통한 소유욕이 예술을 장악한다. 예술이 금전적 가치로 규정될 때 예술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변질시키는 굴절된 욕망이 파생된다. 진품을 베낀 위작들이 눈먼 소유욕을 등에 업고 시장에 유통되고 진가를 해독할 수 있는 감정가의 판단이 예술적 가치판단의 기준이 된다. 변수는 그 모든 과정에 개입하는 사람의 속내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붓도, 예술적 가치를 판명하는 혀도, 예술적 가치를 구입하는 돈도, 사람에 의해 움직인다. 결국 사람이 변수가 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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