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팬들에게는 이단에 가까운, 혹은 막연하게나마 지적인 영국 신사 이미지의 탐정 아이콘 셜록 홈즈를 연상하고 있을 대부분의 관객들에게도 낯선 인상이었을 것이다. 차분하면서도 치밀하게 정보를 수집해하가는 추리력의 대가라기 보단 호전적으로 주먹을 날리며 본능에 가까운 인지력을 통해서 사건을 예견해나가는 셜록 홈즈는 캐릭터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를 넘어서는 이질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영화화된 <셜록 홈즈>는 코난 도일의 소설을 빌린 스핀오프라고 이해했을 때 보다 쉽게 받아들여질 만한 결과물이다. 실질적으로 영화의 원안이 된 건 각본에 참여했던 리오넬 위그램의 코믹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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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전작에서 얻어낸 가능성을 보다 확실하게 구체화하는데 성공한 인상이다. 셜록 홈즈의 숙적으로 알려진 모리아티 교수가 등장하는 이번 속편은 전편에 비해서 그럴 듯한 긴장감이 조성된다. 가이 리치가 벌려 놓은 영화 속 세계관의 스케일에 비해서 홈즈가 상대하는 악의 위압감이 부족해 보였던 전작에 비하면 이번 작품에서 홈즈가 대적하는 모리아티는 보다 확장된 음모론적 세계관을 메우고도 남을 존재감을 드러낸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와 주드 로의 왓슨 듀오가 발생시키는 버디무비의 위트는 여전히 활력적이고, 가이 리치 특유의 스타일리시로 치장된 액션 시퀀스는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해낸다. 이성적인 추리물의 세계관을 감각적인 액션 블록버스터로 변주한 이 시리즈는 보다 공고해진 세계관을 마련한 이번 속편을 통해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로서의 진정한 출발 동력을 얻어냈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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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주목을 얻어야 할 배우들에게 타고난 미모란 선천적인 재능과 같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압박을 느끼게 만든다. 맥아담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고전적인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는 <노트북>(2004)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맥아담스가 웨스 크레이븐의 스릴러 <나이트 플라이트>(2005)를 선택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가 시도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시도하길 원한다.” 그녀는 단지 할리우드의 퀸카로 살아남길 원치 않았다. 물론 여전히 그녀는 충분한 연기적 시도도, 그리고 이를 보좌할 확실한 기회도 만족스럽게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말한다. “앞으로 나를 떠미는 인생에 대해 막연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그녀의 타고난 미모가 배우로서의 삶을 가능하게 만든 선천적 재능이라면 그녀가 품은 호기심은 배우로서의 성장을 가능하게 만들 후천적 재능이다. 할리우드의 퀸카를 넘어서 더 나은 배우로서의 삶을 이룰, 진짜 재능은 이미 그녀에게 있다.

 

(beyond 2월호 Vol.53 'TAKE ON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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