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세계적인 해안 관광지 코파카바나, <코파카바나>에서는 그 코파카바나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코파카바나를 사랑하는 한 여인이 등장한다. 중년을 넘긴 나이에도 소녀처럼 해맑은 성격을 지닌 그녀는 좀처럼 감당하기 쉽지 않은 산만함과 무책임함으로 주변인들에게 본의 아닌 민폐를 끼치는 통에 딸 에스메랄다(롤리타 샤마)의 결혼식조차 참석할 수 없는 신세로 전락한다. 자신을 처량하게 만드는 가난을 극복하고, 더 이상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들로부터 멀어져 혼자가 되기 위해 그녀는 새로운 삶을 계획한다. 프랑스 국경을 넘어 벨기에에서 콘도 이용권을 파는 영업직 사원일을 시작하기로 한 것. 엘리자베스, 그러나 스스로 바부(이자벨 위페르)라고 지칭하는 그녀는 그렇게 뒤늦은 독립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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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앞에 둔 신부는 기도를 거듭할 뿐이다. 기도는 환자는 살리지 못한다. 그저 무기력한 언어로서 환자를 배웅할 뿐이다. 신부는 환자를 살리고 싶다. 하지만 신부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그래서 스스로의 몸을 제단에 바친다. 백신개발실험에 참여해 자신의 육체를 바이러스의 볼모로 삼는다. 하지만 그 결과 신부는 뱀파이어가 된다. 죽음에 직면했던 신부는 뱀파이어의 피를 수혈 받고 살아난다. 스스로의 말처럼 그저 좋은 일을 하려 했을 뿐인데 운명은 가혹하다. 뱀파이어가 된 신부의 아이러니로부터 <박쥐>는 시작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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