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조연상 부문 후보로 오른 시얼샤 로넌은 불과 13살의 나이였다. 최연소 노미네이트 기록이었다. 배우로 활동한 아버지를 따라 촬영장을 구경하곤 했던 어린 소녀는 조 라이트의 <어톤먼트>(2007)와 함께 매우 빠르게 전세계로 전파됐다. 피터 잭슨이 연출한 <러블리 본즈>(2009)에서 주인공 소녀 수지를 연기하며 또 한번 무르익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부분의 아역배우들처럼, 푸른 에메랄드 바닷빛의 눈과 고운 금발을 지닌 로넌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설원과 사막 속에서 고된 강행군을 거듭했던 <웨이 백>(2010)의 촬영장에서 로넌은 더 이상 어린 소녀가 아니었다. 액션 스릴러물 <한나>(2011)에서 그녀가 펼친 연기적 도전의 결과물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한 가지는 장담할 수 있다. 점차 성숙해지는 로넌이 장차 할리우드의 여신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것. 지금 그녀에게서 여신의 징후가 보인다.

 

(beyond 4월호 Vol.55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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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라곤 하지만 물고기처럼 보이진 않는다. 인면어라고도, 금붕어라고도 불리지만 엄밀히 말해서 물고기 흉내를 내고, 그렇게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캐릭터다. 심지어 생의 비밀에 대한 일언반구의 설명도 없다. 포뇨의 아버지를 자처하는 후지모토가 인간임에도 어떻게 물 속에서 온전히 사는 건지, 흡사 바다의 여신처럼 보이는 그란만마레가 포뇨의 어머니라는 건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 건지 막막하다. 실상 별반 상관없다는 듯 그렇다. 답 없는 수수께기처럼 묘연하지만 신화처럼 비범하다. 67세를 넘긴 재패니메이션의 거장 야마자키 히야오의 <벼랑 위의 포뇨>는 단순한 유아적 발상을 통해 순수의 경지를 선사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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