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맥어보이는 화려한 스타이기 보단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에게 유명세란 그저 거추장스러운 짐이다. 그는 직업 연기자의 삶을 꿈꾸고 있다. 연기로 삶을 사는, 이상적인 현실주의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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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하다가도 몰아치게, 고요하면서도 가열차게, 조 라이트는 특유의 감각적 재능으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고 초월한다. 사운드와 비주얼의 공감각적인 여정, 조 라이트의 길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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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설원의 적막하고 고요한 풍경을 밟고 선 순록 한 마리, 그리고 이를 응시하는 소녀. 평온한 이 풍경은 소녀의 손 끝에서 퉁겨져 나간 화살 한 촉과 피를 흘리며 달아나는 순록과 이를 따라 질주하는 소녀를 통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한나>라는 제목은 바로 그 미스터리한 소녀 한나(시얼샤 로넌)를 위한, 그리고 한나에 의한, 한나에 대한 영화다. 어떠한 지정학적 정보가 등장하지 않는 설원의 한 곳에서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단절되듯 성장한 소녀 한나는 그녀를 인간병기로 길러내는 전투교관이자 매일 같이 책을 읽어주는 헬러(에릭 바나)를 아버지라 부르며 자라났다. 어떤 실체도 드러나지 않는, 동시에 무언가 불확실한 사연이 감지되는, 그 부녀의 사정은 세상에 나아갈 준비가 됐다는 한나의 확신과 짐작이 쉽지 않은 헬러의 결심을 통해서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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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혜성처럼 등장한 캐리 멀리건은 일찍부터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한때 조바심을 냈던 것도 그만큼 열정이 뜨거웠던 탓이다. 그리고 이제 때가 왔다. 꽃이 피어 오르듯, 재능이 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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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빛이 있었다. 빛은 이미지를 낳았다. 영화는 이미지의 예술이다. 영화는 빛이 낳은 예술이다. 그 빛을 통해 보다 밝게 영화를 밝힌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영화를 통해 세상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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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악보가 없는 연주와 같다. 저마다의 일상으로 마디를 채우고, 삶의 악절을 이룬 뒤, 종래엔 하나의 악보로서 인생을 거둔다. 소나타처럼 단정하게 저마다의 멜로디를 보존하는 개인의 삶은 콘체르토(concerto)와 같은 긴장과 이완의 협주적 관계로서 세계의 하모니를 이루기도 하며 어느 누군가는 거대한 심포니처럼 웅장한 울림을 전하고 영원을 산다. 저마다의 인생은 이 세계의 악장을 이루는 크고 작은 악절이다. 멜로디이며, 리듬이고, 하모니다. 그 삶에 준비된 악보는 없다. 누구나 텅 빈 오선지와 같은 시간을 제 삶으로 채워나간다. 누구나 <솔로이스트 The Soloist>로서 삶을 연주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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