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롤러더비 퀸을 연기한다는 건 완벽한 일이다. 그녀는 터프하니까. <주노>(2007)를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먼은 <위핏>(2009)에 캐스팅된 엘렌 페이지를 두고 말했다. <주노>의 주노와 <위핏>의 블리스는 어떤 면에서 닮았다. 어머니의 강요로 미인대회 단상에서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 짓던 블리스는 과격한 롤러 더비를 통해 자신의 진짜 미소를 찾는다. 마치 따분한 일상을 피해 남자친구와의 첫경험을 선택한 주노처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전진시킨다. 그녀들의 작은 체격이 나약해 보이지 않는 건 분명 엘렌 페이지의 공이다. 나는 성별을 차별하는 사회화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처럼 뚜렷한 가치관을 통해 당당한 자기애를 설득한다. 자신의 삶을 옥죄는 편견에서 달아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삶을 성숙시킨다. 그녀의 터프한 방식으로.

 

(beyond 3월호 Vol.42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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