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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 지하철, 졸고 있던 승객 하나가 눈을 뜬다. 늦은 새벽의 지하철은 한산하기 짝이 없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 그가 문득 옆 칸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서서히 옆 칸으로 통하는 문을 향하던 그의 발이 무언가를 밟고 세차게 미끄러진다. 그가 밟은 것은 바닥에 흥건한 붉은 피, 당황하는 남자는 지하철 기둥을 붙잡고 가까스로 일어난다. 심히 경악할만한 광경을 앞에 둔 남자가 무언가에 홀린 듯 옆 칸으로 통한 문의 창문을 바라보며 그 쪽으로 서서히 다가선다. 그 창 너머를 바라보는 남자의 경직된 동공이 향한 곳에 놓인 건 누군가의 뼈와 살을 가르는 어느 살인마의 뒷모습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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