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칸은 매년 5월마다 필름 거장들과 할리우드의 유명배우들, 그리고 턱시도를 배입은 전세계 언론인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오는 12일부터 23일까지 열릴 제63회 칸국제영화제의 풍경도 예년과 다르지 않을 거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리들리 스콧의 <로빈 후드>(2010)를 비롯해 화제작과 걸작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진풍경은 칸국제영화제의 오랜 저력을 과시할 거다. 팀 버튼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올해에는 이색적인 작품의 수상이 점쳐지기도 한다. 마스터피스의 요람, 칸의 역사는 올해도 계속된다.

(beyond 5월호 Vol.44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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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스 카메라의 앵글에 비춰진 광대한 도시의 밤 풍경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거대한 고담시의 어두운 밤거리, 고층빌딩 위에서 그 거대한 진풍경을 내려다보는 배트맨은 실로 고단하다. 짙게 드리운 고담시의 어둠 속에서 배트맨은 홀로 악당들과 맞서 싸운다. 광대한 고담시에 무겁게 내려앉은 어둠은 배트맨이 짊어진 고단함의 무게를 대변한다. 도시를 지배하는 암묵적 질서가 부패한 정경유착의 뿌리를 내리고 악의 편의를 손쉽게 도모할 때, 배트맨이 홀로 일으키려는 정의는 과연 그 도시에서 어디까지 유효한 것인가.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도시의 밤을 고층 빌딩 위에 홀로 서서 관조하는 배트맨은 고민이 깊다. 그래서 그의 형상은 실로 고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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