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시리즈를 이끄는 건 <반지의 제왕>으로 익숙한 피터 잭슨이다. 불가피한 이유로 길예르모 델 토로에게서 메가폰을 넘겨 받았다 해도 <호빗>은 끊임없이 <반지의 제왕>과 비교당할 운명을 타고난 작품이란 것이다. 그리고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새로운 트릴로지를 받치는 허리이자 전후를 잇는 다리 역할에 충실해야 할 두 번째 속편이다. 본격적인 서사의 진전이 이뤄진다. 트릴로지의 성패를 쥐고 있는 분수령이 되는 작품이다.

 

 

Posted by 민용준
,

전작의 성공에 기대어 제작된 속편들이 장기화될 때마다 그러하듯이, <언더월드 4 : 어웨이크닝> 설정 또한 속편을 만들기 위해만들어진 설정을 기꺼이 강행한다. 어쨌든 무리수에 가까운 인과에서 종종 드러나는 구멍을 눈감을 있거나 피와 살이 튀는 몇몇 장면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있는 취향의 관객이라면 단순하게 즐길 있는 킬링타임 무비라 있다. 씹고, 뜯고, 찢기고, 튀는 괴물들 데스 매치 속에서 특유의 슬라이딩 발레 액션이 마구 시전되는 액션 시퀀스는 그럭저럭 즐길만하다. <레지던트 이블> 밀라 요보비치에 버금가는 변종 여전사라 할만한 케이트 베킨세일은 반갑지만 캐릭터의 이미지에 완전히 매몰되는 인상이라 한편으로 우려된다. 속편이 딱히 기대되지 않는 속편이랄까.

 

(무비스트)

Posted by 민용준
,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전작에서 얻어낸 가능성을 보다 확실하게 구체화하는데 성공한 인상이다. 셜록 홈즈의 숙적으로 알려진 모리아티 교수가 등장하는 이번 속편은 전편에 비해서 그럴 듯한 긴장감이 조성된다. 가이 리치가 벌려 놓은 영화 속 세계관의 스케일에 비해서 홈즈가 상대하는 악의 위압감이 부족해 보였던 전작에 비하면 이번 작품에서 홈즈가 대적하는 모리아티는 보다 확장된 음모론적 세계관을 메우고도 남을 존재감을 드러낸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와 주드 로의 왓슨 듀오가 발생시키는 버디무비의 위트는 여전히 활력적이고, 가이 리치 특유의 스타일리시로 치장된 액션 시퀀스는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해낸다. 이성적인 추리물의 세계관을 감각적인 액션 블록버스터로 변주한 이 시리즈는 보다 공고해진 세계관을 마련한 이번 속편을 통해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로서의 진정한 출발 동력을 얻어냈다 

 

(무비스트)

Posted by 민용준
,

국수집을 운영하는 거위 아버지 슬하에서 자란 뚱뚱한 팬더 포가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던 용의 전사로 간택되어 세계의 평화를 지켜냈다는, <쿵푸팬더>는 쿵푸와 팬더라는 중화적 요소들을 결합시켜 이뤄낸 드림웍스의 새로운 성과였다. 그리고 <쿵푸팬더>의 성공을 이끈, 슈렉 이후로 가장 성공적인 드림웍스 프랜차이즈 캐릭터라고 해도 좋을 쿵푸팬더포를 앞세운 속편 제작은 불 보듯 빤한 일이었다. <쿵푸팬더 2>는 포복절도할 만한 재미로 무장한 전편의 기시감으로 인해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지만 언제나 속편으로 거듭해 들어갈수록 전편의 아성을 거침없이 깎아 먹어온 드림웍스의 전례를 생각했을 때 우려 또한 쉽게 거둘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드림웍스를 지탱하던 <슈렉> <마다가스카>의 기력이 쇠퇴한 마당에서 새롭게 부흥한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와 같은 프랜차이즈의 싹을 가꿔나가는 것이 중요해진 드림웍스에 있어서 <쿵푸팬더 2>는 그들의 비전을 제시할 새로운 출발선이란 점에서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Posted by 민용준
,

테크놀로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영화에서 영상기술의 발전은 장르의 개척을 가능하게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SF와 판타지 장르에서 거둔 성과들은 이런 전제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사례일 것이다. CG기술의 발전은 형이상학적인 상상력을 형이하학적인 표현력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들의 표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장르 개척의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현실에서 가능해졌다. 1982년에 공개된 <트론>의 속편격인 <트론: 새로운 시작>(이하, <트론 2>) 역시 바로 이런 영상기술의 발전을 통해 얻어진 표현의 가능성에서 비롯된 기획이다.

Posted by 민용준
,

허영만 작가의 원작만화를 영화화한 <식객> 33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식객: 김치요리>(이하, <식객2>)는 그 성공에 힘입은 후속적 기획이다. 사실상 <식객2>는 허영만 작가의 원작 브랜드 네임밸류만을 차용할 뿐, 그 작품의 성격과는 무관한 시리즈가 됐다.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의 출연과 이름만 같을 뿐 성격적으로 다른 중심인물의 등장은 이미 <식객2>가 원작을 염두에 둔 기획이 아님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식객2>는 원작의 서사와 캐릭터 관계를 염두에 둔 전작의 후속편이란 형태 안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Posted by 민용준
,

<뉴문>을 보기 위해선 전제가 있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뉴문>의 전편인 <트와일라잇>은 분명한 취향의 호불호를 체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누군가는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등마저 굽어버릴 판인데 어느 누군가는 잘도 깔깔거리며 마냥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이건 영화적 만듦새에 대한 불평이 좀처럼 합당하게 먹힐 구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뉴문>이 보고 싶은 이라면 그에 따른 명확한 취향의 확신을 판단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셈이다.

Posted by 민용준
,

밤이 되면 박물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살아있다. 뼈대만 남은 공룡이건, 모형 사람이건, 크기나 재질에 관계없이 살아나거나 작동된다. 신묘한 힘을 지닌 이집트 아크라 석판의 힘 덕분이건 뭐건 간에 그렇다. 따지고 들수록 스스로에게 연민을 품어야 할 정도로 엉터리 같은 법칙이지만 그 세계가 만들어내는 소동극의 이미지는 분명 오락을 발생시킨다. 연대가 다르고, 종이 다르고, 생사가 다름에도 다들 그냥 어울려서 일으키는 소란이 장관이다. 엉터리처럼 구겨 넣은 레시피가 맛깔스런 잡탕으로 거듭난 형국이다.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엉터리 같은 재료들을 긁어 모아 우려낸 국물이었지만 마시기 편하고 입맛에 너그러운 묘미가 있었다. 그야말로 킬링타임용 엔터테인먼트였다.

Posted by 민용준
,

국내에서 방영됐던 TV시리즈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을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스타트렉>의 네임밸류는 분명 국내에서 듣보잡에 가깝다. 특히 <스타트렉>이 전세계적으로 트레키(Trekkies)라는 광신적인 팬덤까지 형성하며 성대한 지지를 얻은 시리즈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 시리즈가 국내에서 얻은 대우는 가히 안습에 가깝다. 하지만 1966년에 제작된 진 로든베리의 오리지널 시리즈로부터 5번에 걸쳐 진전된 TV시리즈와 10편의 극장판까지 업데이트 된 <스타트렉>의 발자취는 국내 사정과 무관하게 무궁무진 그 자체다. J.J.에이브람스가 이 시리즈의 프리퀄(prequel)이라 소개된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하, <더 비기닝>)을 축조하기까지의 과정도 분명 그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스타트렉>은 분명 전설이다.

Posted by 민용준
,

<구세주2>에 대한 긴 이야기를 한다는 건 꽤나 무색한 일이다. 홍보카피만으로도 이미 기대감 따위를 낮춰버린 자충수는 꽤나 유효하다. 명품 코미디가 어쩌고 따위를 도배하고 뒤통수를 시속 250마일로 가격하는 듯한 어떤 조폭 코미디 따위에 비하면 꽤나 양심적이다. 물론 그것도 일종의 개그임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여러모로 윤리적임을 감안해야 한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은 속편을 만들었다고 스스로 떠드는 이의 허세는 실로 처량한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카피만큼이나 영화가 후지다는 것이다.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