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 지휘 아래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4대 사고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는 전주사고의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작업이 계획된다. 전주시청 한지과로 발령을 받게 된 7급 공무원 한필용(박중훈)이 실록 복본화 프로젝트를 일임하게 된다. 그 가운데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민지원(강수연)은 전주시청에 한지 다큐멘터리 제작 협조를 요청하고 전주시장은 그것이 복본화 작업에 시너지를 부여할 것이란 판단에서 이를 수락한다. 그것이 달갑지 않은 한필용은 이로 인해 그녀와 반목하게 되지만 점차 한지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처럼 그녀에게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필용은 뛰어난 지공예가였으나 뇌경색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내 이효경(예지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녀의 고향을 찾고자 노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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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음절의 경쾌한 제목처럼 홍상수의 <하하하>는 경쾌한 영화다. 언제나 그렇듯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잰 체하는 예술인과 지식인들의 속물적 근성을 벗겨내는 ‘생활의 발견’을 그려내는 홍상수의 ‘극장전’은 <하하하>에서도 거듭된다. 홍상수 영화에 등장하는 영화평론가, 감독, 작가들은 평론이나 연출, 창작을 한다고 할뿐, 그에 어울리는 행위를 보여준 적이 없다. 언제나 술을 마시고, 여자를 탐하며, 제 삶을 변명하거나 위장하기에 바쁘다. 그럼에도 그들을 미워할 수 없는 건 그들이 보여주는 소소한 일탈적 행위가 하나 같이 인간적이란 변명으로 통용될 수 있는 까닭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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