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보고 싶다는 인물의 머리 위 하늘에 코끼리가 날아다닌다. 일순간 망각을 더듬어 기억을 재생하는 인물의 머리 속 두뇌 피질의 형태가 화면에 드러난다.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무의식적 추상을 이미지적으로 구체화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점철된 것만 같은 작품이다. <펜트하우스 코끼리>라는 제목에 내포된 허상처럼 영화는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속박된 인물들의 공허한 심상을 끊임없이 겉돌아 나간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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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 인터뷰

interview 2009. 10. 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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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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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가 적힌 메모지 한 장에 의지한 채 감춰진 과거를 찾아 서울공항에 내려선 메이(성유리)는 길가에서 차에 등을 기댄 채 쭈그려 앉은 택시기사 은설(장혁)에게 손을 붙잡힌다. 당혹스런 표정으로 은설의 손을 뿌리치려던 메이는 은설이 심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사실 누군지 알 길이 없는 택시기사 은설은 심장이 언제 멈출지도 모를 민히제스틴 증후군이란 보기 드문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 죽음과 직면하듯 살아가는 남자와 본의 아니게 상실한 과거를 되찾고픈 여자, 기구한 현실에 놓인 남녀는 운명적으로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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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노출뿐이라 생각한다면 빈곤한 상상력을 탓할 필요가 있다. 직관적인 이미지는 자극의 잠재적 성과를 되레 반감시킨다. 선명한 이미지의 관찰보다도 불투명한 실루엣이 발생시키는 상상력이 감상적 욕구를 자극하곤 한다. 이미지가 발생시키는 자극의 충만보다도 잠재적인 욕구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보다 매혹적이다. 여인의 나신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관능적인 티저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는 <오감도>는 분명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에로티시즘의 상상을 예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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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단평

cinemania 2009. 7. 7. 12:00

에로스에 대한 다섯 개의 시선. 과감하고도 감각적인 누드 이미지를 내건 티저포스터는 <오감도>가 구사할 에로티시즘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긴다. 그러나 기대는 거기까지, 영화는 포스터가 주는 모종의 기대감과 동떨어진 결과물에 불과하다. <오감도>는 일관된 주제를 관통하지 못하는 옴니버스이자 기획에 따른 기대감을 배반하는 결과물이다. 창의적인 해석력도, 과감한 묘사력도 선보이지 못한다. 도전적이라기 보단 과욕에 가깝고, 창의적이라기 보단 자만에 가깝다. 에피소드를 통과할수록 티끌과 같은 권태가 쌓여나간다. 또한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축적된 권태의 무게를 견디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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