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나(아르타 도브로시)와 클루디(제레미 레니에)는 한 집에서 살아가는 부부다. 하지만 충만한 애정의 발로에서 시작해 제도적 합의로 나아간 부부가 아닌 그저 제도적으로 계약된 부부 관계에 불과하다. 벨기에 시민권을 얻기 위해 알바니아에서 국경을 넘어 클루디와 위장 결혼한 로나는 자신의 약물중독을 끊고자 도움을 요청하는 클루디를 번번히 외면한다. 정작 사랑하는 연인과는 동떨어진 곳에서 전화통화로서 애정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로나는 이혼과 재혼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역시나 벨기에 시민권을 얻으려는 러시아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 거액을 지불 받을 예정이고, 이를 통해 자신의 애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정착하리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Posted by 민용준
,

아이들의 어울림이 낳은 웃음소리로 소란스러운 정원엔 햇살이 가득 들어섰다. 어머니의 75번째 생일을 맞아 아들과 딸, 손자와 손녀들이 한 집에 모였다. 오랜 추억을 공유한 형제들의 옛집에서 그네들의 손자와 손녀가 또 다른 추억을 공유하는 중이다.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은 어느 새 할머니가 사는 집이 됐고, 할머니가 된 어머니는 자신의 사후에 유산 처리를 정리하는 중이다. 집안 곳곳에서 놓인 예술품과 고가구, 집기들은 그저 낡고 오랜 삶을 증명하는 소품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고가를 자랑하는 미술품과 앤티크한 양식의 고가구들은 오르세 미술관에서 탐낼 정도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적 유산이다. 형제의 추억이 자리한 그 집엔 그만큼이나 값진 가치를 품은 예술적 유산들로 이뤄졌다.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