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3.18 신해철을 보내며
  2. 2014.02.20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그림자
  3. 2009.02.19 선종

신해철을 보내며

culturist 2015. 3. 18. 12:39

어떤 이의 죽음은 세상에 큰 구멍을 남긴다. 신해철이 죽었다. 세상에 구멍이 났다. 그 구멍으로 폭포처럼 언어가 쏟아진다. 한결 같이 그리움이 고이고 또 고인다. 깊고 너른 상실감 속에서 사람들은 신해철이 남긴 노래와 말을 유언처럼 되짚고 되새겼다. 신해철을 다시 읽는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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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46, 너무나 갑작스러운 비보였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죽음이 남긴 안타까움은 좀처럼 지워질 것 같지 않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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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

도화지 2009. 2. 19. 22:21

별이 졌다. 사람의 죽음이 비단 꼭 슬퍼할 일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단지 이별이 아쉬울 뿐이다. 그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고 의지가 되던 사람이었다. 특히나 약자들에겐 더없이 자상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참 애석한 일이다. 이미 눈을 감은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을 보겠다고 명동에 늘어선 대단한 행렬이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지. 그만큼 세상이 힘들다는 반증일 테고. 그 빈자리가 크다. 그 자리를 메워줄 만한 위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묘한 절망이 밀려오는 것도 같다. 이 땅에서 정말 보기 드문 종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남아있는 자들의 슬픔이 아쉬울 뿐이지, 그 삶엔 어떤 후회도 남길 수 없을 것 같다. 그 와중에 전두환의 뒷짐 조문은 정말 꼴불견이었다. 조문이 아니라 마실 나온 꼰대의 포스가 철철 넘쳤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아마 전두환이 죽으면 그 무덤에 침을 뱉고 싶어서 몰려드는 사람이 오늘 명동에 줄을 섰던 사람보다 열 배는 많을 거다. 아마 홍수가 날 거야. 그 성스러운 장소에 악취가 풍기진 않았을까 내심 걱정이 됐다. 어쨌든 별이 졌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 별이 머무르던 자리를 그리워한다. 대단한 삶이란 이런 거지. 나같이 신앙심이 없는 인간에게도 성스러움을 알려주는 게 바로 대단한 삶인 게지. 정말 축복 같은 삶을 보여주고 떠났다. 김수환 추기경님, 잘 가세요. 그 인자한 얼굴로 손 흔드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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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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