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

도화지 2009. 1. 26. 19:50

2009년은 괜찮겠지? 친구가 물었다. 난 답했다. 괜찮지 않아도 살긴 살겠지. 뒷북이지만 한 해가 지났다. 원래 한 해가 지날 땐 지난 해가 찰나처럼 느껴지기 마련인데 참 길었더라. 2008년은 정말 한 해가 길었다. 군대 이후로 이렇게 긴 1년은 처음 느꼈다. 그 분 덕분이다. 덕분에 수명이 길어진 것 같아요. 퍽도 고맙군요. 퍽이나! 어쨌든 한 살을 더 먹었다. 어느덧 스물 여덟, 이십 대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와중이다. 아직은 어리다고 자부하는 와중에도 동갑내기들과의 대화 속에서 늙어감을 느낀다. 벌써부터 노후에 민감한 동갑내기들은 적금에, 펀드에, 보험에, 곳간을 메우기 위해 여기저기 눈을 돌린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포기하고 또 포기한다. 젊었을 때 대비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현재를 밀어내고 내일로 밀려간다. 오늘도 나는 나인데 왜 오늘을 즐길 수 없나. 뿌리깊은 불안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현재에 만족할 수 없고, 미래를 안심할 수 없게 만든다. 살 수 없게 만든다. 그저 살아남을 뿐이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먹고 사는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으로 길들인다. 오늘을 즐겁게 산다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뉘엿뉘엿 저무는 20대의 끝자락에서 낭만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역시 로또라도 찍어야 할까나.

 

(프리미어 'SIDE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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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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