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보고 싶다는 인물의 머리 위 하늘에 코끼리가 날아다닌다. 일순간 망각을 더듬어 기억을 재생하는 인물의 머리 속 두뇌 피질의 형태가 화면에 드러난다.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무의식적 추상을 이미지적으로 구체화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점철된 것만 같은 작품이다. <펜트하우스 코끼리>라는 제목에 내포된 허상처럼 영화는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속박된 인물들의 공허한 심상을 끊임없이 겉돌아 나간다.

Posted by 민용준
,

남현수의 오후의 뮤직을 진행하는 라디오 DJ 현수(차태현)는 청취율 1위를 달리는 인기 DJ. 한때 가수로서 흥망을 맛보기도 했지만 라디오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좋은 집만큼이나 남 부러울 것 없는 명예도 얻었고 바람기를 발휘할(?) 기회도 얻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청취자들과의 전화연결을 통해 고민을 상담해주곤 한다. 물론 진심을 다하는 척할 뿐, 뒤에서는 대화내용으로 농담을 일삼는다. 사연을 소개할 때마다 청취율을 상승시키는 황정남(박보영)의 아빠 찾기 사연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던 어느 날, 미모의 애인을 집에서 기다리던 남현수 앞에 황정남이 나타난다.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