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기 문양의 슈트를 입은 미국산 슈퍼히어로라니, 20세기 후반 즈음까지 유효했던 인디펜던스 데이필이 충만한 시절에나 가능했을 듯한 팍스 아메리카나 히어로물이 아닐까 의심한다면 그 의심이 틀린 것은 아니다. 사실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는 이름만으로도 딜레마이자 아이러니다. 미국적 영웅주의를 대변하는 듯한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의 상징성은 되레 미국의 영웅주의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관한 지침을 행동으로써 증명하는 도덕적 헌신으로 역전된다. <퍼스트 어벤져>는 미국산 슈퍼히어로들의 원조격인, 바로 그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영화다. 물론 온전히 캡틴 아메리카만을 위한 영화인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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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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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은 드라큘라와 함께 서구의 고전적인 서스펜스의 소재로서 이야기를 통해 장수를 누려왔다. <울프맨>은 이 고전적 소재가 현대에서도 얼마나 유용할 수 있는가를 설득하고자 하는 작품 같다. 1941, 조지 와그너가 연출한 동명원작을 리메이크한 <울프맨>랩 디졸브(Lap Dissolve)’ 기법을 활용하며 당대 영상기법의 교과서적 선례로 추앙받았던 원작의 시대로부터 현격하게 진화된 CG기술력을 토대로 현대적인 영상기술의 발전을 증명하면서도 고전적인 특수분장기법을 포용함으로써 클래식한 이미지를 구현해낸다. 원작이 동시대 안에서 파격적인 가치를 증명했던 것과 달리 <울프맨>은 되레 복고적인 가치를 어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형식적 태도는 원작의 형태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리메이크라는 방식의 가치를 생산해낸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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