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의 제복을 입은 청년들은 자신들의 분노가 어디로부터 주입된 것인지 깨닫을 새 없이 주인의 명령에 따라 응어리진 분노를 담아 시민을 가격한다. 언론은 입에 재갈을 물었고, 그 와중에 시위에 나간 이들만이 하나같이 몸부림치고 처연한 목소리를 허공에 뿌렸다.
6월 항쟁도 합법 시위였을까? 유관순은 10대가 아니었는가?
법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권력의 수호를 위해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국민이 외치는 권리를 탄압하기 용이한 법은 무엇을 위시한 것인가.
꿈틀거리는 기운이 느껴졌다. 처연하고 아련하지만 분명 그 안엔 힘있는 목소리가 있고, 양심이 있다. 누군가는 영리하지 못한 일이라 했지만 본질은 그 본질에 가까운 행위로서 빛을 발하는 법이다. 평화시위를 지피는 불길에 폭력의 찬물을 끼얹은 정부의 행위는 가증스럽지만 한편으로 그들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날을 샜다.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청계천 소라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자유연설을 하고 있다 한다. 방패에 찍히고 곤봉에 맞아 부상자가 속출했다지만 그들은 오그라들지 않았다.
이 경험은 소중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우리로부터 나온다.
난 이렇게 노래하는 그들로 인해 진정으로 가슴이 뛰었고, 눈시울이 젖었다.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것이 자명해졌을 때, 투쟁과 항거는 빛을 발하는 법이다. 자유는, 그리고 정의는 그렇게 완성된다.

조금 더 힘내자. 우린 이 나라의 힘이다.
어린 전경들 너머에 숨어서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의 더러운 작태와 그에 맞서는 순수한 민주주의적 열망은 분명 먼 훗날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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