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휴양지를 찾은 가족이 이방인의 방문을 받아들이지만 뒤늦게야 그들이 딸에게 린치를 가한 상대임을 직감한 부모는 울분을 삭히며 그들에게 맞설 채비를 한다. 적과의 동침을 알게 된 가족의 역습. 마이너 취향의 B급 이미지를 가지치기하고 인물의 심리적 서스펜스를 줄기로 사건을 묘사해나가는 <왼편 마지막 집>은 웨스 크레이븐의 것이라기 보단 차라리 스티븐 킹의 것에 가깝다. 약자로 치환되는 소시민이 가족을 위협하는 악랄한 범죄자에 맞서 벌이는 사투는 생존적 저항에서 대결적 복수로 뻗어나간다는 점에서 모종의 쾌감을 부여한다. 잔혹한 이미지를 전시하기 보단 인물의 거리감에 따라 조율되는 심리적 중압감을 주무기로 삼는 <왼편 마지막 집>은 지나치게 날카롭지도 무디지도 않은 칼처럼 용도가 적절한 오락적 장르영화로서 가치가 있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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