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는 지금 우리가 결코 잊어선 안될 것들을 환기시키는 영화다. 반드시 목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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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은 방은진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그녀는 배우 시절부터 줄곧 영화 현장에 자리했다. 그리고 어느 새 카메라 뒤에 서는 게 어울리는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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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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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잘 만들어줘서 고마운 영화가 있습니다. <소원>이 그렇습니다. <소원>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그것도 끔찍한 실화이지요.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기획된 영화들은 그 현실을 담보로 삼아서 관객의 공분을 이끌어내고 소비하기 쉬운 형태로 기획되곤 합니다. 영화가 사건을 묘사하는 방식과 그 사건에 대한 인물들의 분노를 발화시켜서 관객들의 마음을 들끓게 만드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통증에 대한 공감은 쉽게 무마됩니다. 아마 당신은 그런 영화들 앞에서 여러 번 끓어올랐을 겁니다. 하지만 끓는 점을 지나면 증발하게 되는 법이지요. 그런 종류의 분노는 상영관을 나와서 쉽게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그 분노는 당사자들을 위한 위로보단 영화적 소비를 권장하는 전략에 가깝기도 합니다. 일종의 스포츠 경기에서 비롯되는 흥분과도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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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457,768 vs. $39,722,689. 메이저리그의 최고팀과 그 아래에 있는 팀보다도 더 밑바닥에 있는 팀의 간극은 저 수치로 정리된다. 선수 몸값의 총액이 곧 팀의 실력을 대변한다. 수치만으로도 명백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이는 흔한 일이다. 이는 메이저리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 모든 종목의 프로스포츠 대부분은 구단의 빈부격차를 통해서 순위의 계층화가 손쉽게 이뤄진다. 뉴욕 양키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통점은 실력 있는 부자 구단이라는 것. 부자 구단들은 한 시즌이 마감되면 자본을 투여해서 스타들을 영입하고, 새로운 유망주를 발굴하거나 스타를 길러낸 가난한 구단들은 감당할 수 없는 부자 구단의 선수 수집을 넋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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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내추럴 본 킬러 스타일의 캐릭터들이 프로페셔널하게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보전하는 액션물을 좋아하는데, 이 영화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호감이 간다. 국제 정세에 관한 음모론적 실화가 바탕이 된 영화란 점에서 때때로 똥폼을 잡지만 순정마초 제이슨 스타뎀의 폭풍간지를 비롯해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구심점을 잡는 가운데, 제 기능에 충실한 액션 신이 제대로 된 밑천을 마련한다. 취향을 탈 가능성은 있지만, 자신에게 꽂힐 기대감을 충족시킬만한 액션물로서의 자력을 갖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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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단평

cinemania 2011. 9. 7. 11:58

거대한 쓰레기통 속에서 쓰레기를 파헤치다 보면 결국 쓰레기 더미에 깔려 밑바닥으로 매몰될 것이다. <도가니>는 쓰레기를 목격하고 이를 주워담으려던 한 남자가 자신이 쓰레기통 한 복판에서 매몰될 위기에 놓였음을 깨닫고 겪게 되는 갈등과 결심을 그린 작품이다. <도가니>는 공지영의 원작에, 그 이전에 실화에 빚을 진 작품이다. 그리고 영화는 자신이 짊어진 의무와 책임을 잘 알고 있다. <도가니>는 분노를 먹어야 사는 영화다. 분노할 일에는 분노하는 게 옳다. 다만 그 분노의 낭비를 경계해야 한다. 영화는 그 진실의 현장으로 관객을 이끌고, 응시하게 만들며, 공분을 일으킨다. 중요한 건 이 지점이다. 그 공분은 영화 밖의 현실로 향해야 한다. 영화는 어느 것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당연하다. <도가니>는 자기 역할에 충실한 고발 영화다. 허투루 감정을 낭비하지 않는다. 남는 건 결국 현실에 대한 물음이다. 누군가는 그 쓰레기 속에 매몰될 것을 알면서도 쓰레기를 파낸다. 당신도 그 쓰레기를 보았다. 함께 파내려 갈 자신이 있는가. 적어도 이 영화는 옳은 게 옳다는 것을 알고, 말하면서도 제 몸 건사하고 식구도 먹여 살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게 만든다. 당신이 머무는, 혹은 당신이라는 도가니를 끓게 만든다. 좋은 온도다. 나를 끓게 만든, 그리고 당신과 우리를 끓게 만들 것이라 믿는 그 온도를 지지한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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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를 노려보는 남자가 있다. 그는 자신의 눈빛만으로 염소의 심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염소가 죽었다. 정말 죽었다. 물론 그것이 그의 눈빛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그랬다. 하지만 그 문제의 인물 캐서디(조지 클루니)는 이를 진지하게 고백하고 또 경고한다. 누구에게? 애인과 이별한 뒤, 자신의 정체성을 찾겠다며 이라크로 날아간 미국의 저널리스트 밥(이완 맥그리거)에게 말이다. 우연히 캐서디를 만난 밥은 그렇게 그에게 낚여 그와 함께 이라크 땅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그로부터 문제의 초능력 부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또 듣는 가운데, 황당한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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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 LA에서 벌어졌던 UFO대공습사건을 모티프로 만들어졌다는 <월드 인베이젼>은 보다 현대적이고 사실적인 <인디펜던스 데이>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사실적인 시가전 장면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가 쓸만한 수준을 자랑하는데 멀게는 <블랙 호크 다운>의 발전적 모델이라 할 수 있으며 조악한 캠버전 영상의 숏을 통해 현장감을 증폭시킨 <클로버필드> <디스트릭트 9>의 수법도 영리하게 동원됐다. 컷의 전환을 빠르게 가져가며 긴장감을 배속시키고 외계인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LA시가지의 재난 광경은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이루면서도 그 영토에 속한 이들의 공포를 영리하게 포착하며 스릴러적인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딥 임팩트>도 아니고, 인류멸망의 이야기를 예상할 리 없는 관객들의 예감처럼 <월드 인베이젼>은 외계인의 대공세 속에서 무력화되다시피 하던 인류의 대반격을 그리는 SF전쟁영화다. 이렇게 빤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음에도 영화가 식상하지 않은 건 그 안에 놓인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설득력 있는 감정을 자아내는 덕분이다. 구시대적인 팍스 아메리카나영웅주의의 잔상이 보인다고 손가락질 당할 수도 있겠으나 딱히 정색할 필요는 없겠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재난 속을 헤매는 사람들이 세계인을 표방할 필요도 없지 않나. 외계문명의 디자인은 마치 진화된 기계문명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때때로 초토화된 시가지의 모습은 <터미네이터>의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킨다. 한편으로는 <디스트릭트 9>의 외계인 복수 버전 같기도 하고, 보다 상업적으로 다듬어진 <우주전쟁>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볼만하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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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워드는 WBU 웰터급 챔피언 경력을 지닌 미키 워드는 화끈한 난타전을 불사하는 인파이터로 정평이 난 복서였다. 하지만 그가 챔피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메사추세스 로웰의 슬럼가에서 태어난 그는 배다른 형제와 누이들을 포함한 9남매 가운데 유일한 남자 형제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재능 있는 프로복서였다지만 약물에 중독된 퇴물 복서에 가까운 형의 트레이닝은 언제나 아슬아슬했고, 푼돈에 가까운 파이트머니를 좇다 아들을 백업선수로 전락시킨 어머니의 매니지먼트는 참담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경기 스타일처럼 정신력으로 자신의 삶의 키를 놓지 않고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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