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니, 삶을 포기하는 저열한 행위니, 그딴 게 알게 뭐냐. 자살이야말로 당사자에겐 생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선택이자, 결단이다. 그만큼 존중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살을 권장하자는 말 따위로 해석해선 곤란하다. 나 역시 생의 가치가 죽음보단 낫다고 본다. 하지만 당사자가 생의 가치를 가볍게 여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매도 관념은 듣고 싶지도 않다. 말 그대로 자살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어떤 가치를 위한 행위다. 삶이 같잖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삶이 절실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최후의 제스처다. 단지 그것을 해석하고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싶어하는 이들은 제3자들일 뿐이다. 당사자의 결정과 전혀 무관하다. 그 자살이 당신에게 어떤 음해를 끼친다고 착각하지 말라. 그건 단지 당신이 참여할 이유가 없는 누군가의 선택이었을 뿐이다.
최진실 씨가 고인이 된지도 벌써 열흘이 넘었다. 여전히 세상은 많은 말로 그녀를 재현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렇게 자신의 삶을 결정했다. 그 결정을 존중한다. 뒤늦게나마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빈다. 열심히 살아온 당신, 시끄럽지 않은 세상에서 평안을 찾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