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를 보내며

도화지 2015. 9. 9. 00:34

하늘이를 보내주기 위해 김포로 가야 했다. 화장을 하기로 했다. 토요일에 떠난 하늘이를 보내주기 위한 일요일이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마지막을 지켜줄 수 있어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데 하늘이 너무 맑고 예뻤다. 하늘이 너무 맑고 예뻐서 마음이 미어졌다. 울컥하는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았다. 눈가를 불로 지져서 눈물샘을 막아버리고 싶었다. 하늘이가 담긴 상자를 안고 탄 택시 앞좌석에서 바라보이는 하늘은 너무 맑고 예뻤다. 뒷좌석에 앉은 어머니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나는 어머니가 들을까 겁이나 소리를 죽이고 마음 속으로 흐느꼈다. 눈물을 닦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하늘은 계속 맑고 예뻤다. 군데군데 뭉게구름이 하얀 털 같아서 하늘이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조금 울었다. 참을 수가 없었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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