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8.12 <최종병기 활>당기고 놓는 법을 안다
  2. 2011.08.01 <최종병기 활> 단평

학문을 익혀도 과거에 응시할 수 없고, 무예를 익혀도 나라를 훔칠 수 없는 신분. 인조반정의 피바람에 휘말려 역적으로 몰락한 자손으로서는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지만 시대는 그를 무기력하게 억누른다. 학문도 무예도 남이(박해일)에게는 덧없는 미망과 같다. 그래도 하나뿐인 여동생 자인(문채원)을 아끼는 그에게 자신을 거두어준 은인의 아들인 서군(김무열)이 결혼을 허락해달라 간청한다. 그리고 여동생의 결혼과 함께 먼 길을 떠나려던 그에게 불길한 기운을 느낀다. 거대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밀려든 청의 대군 앞에서 성문은 손쉽게 열리고, 평화롭던 마을이 삽시간에 비극의 불길로 타오른다.

Posted by 민용준
,

<최종병기 활>은 제목 그대로 활을 들고 싸우는 신궁의 게릴라전을 그린다. 시대적 배경은 병자호란, 공간적 배경은 만주, 탈한반도 지형의 액션물. 학문을 익혀도 과거에 응시할 수 없고, 무예를 익혀도 나라를 훔칠 수 없는 역적의 자손이 활을 움켜쥐고 청나라 병사들에게 끌려간 누이를 찾아간다는 설정의 묘가 시대와 공간에 잘 맞아떨어진다. 거리를 두고 활시위를 당기는 인물 간의 간격이 적절한 서스펜스를 잉태하다가 속도감 있는 추격전으로 리듬을 조율한다. 단단한 드라마를 활로 삼아 탄력 있는 연출력을 활시위처럼 매달고 화살처럼 잘 깎인 캐릭터들을 얹혀서 튕겨 보내니 쾌감과 감동을 관통한다. 큰 무리수 없이 흐르는 이야기를 줄기 삼아 주렁주렁 열린 액션들이 즐기기 좋은, 이 정도면 확실한 웰메이드다.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