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그 기회의 뚜껑을 열어보지도 못한 채 지나쳐버리는 대부분의 사람과 달리, 어떤 이는 그 내용물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거머쥔다. <트와일라잇>시리즈로 근육질 짐승남의 매력을 전세계에 전파한 테일러 로트너는 분명 후자에 해당하는 1인이다. 하지만 그건 <트와일라잇>이지, 내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로트너는 그 대단한 관심이 온전히 자신을 증명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잘 안다. <>시리즈의 맷 데이먼을 보며 내가 저런 걸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라며 감탄하거나 <노트북>(2004)과 같은 로맨틱한 영화에 대한 취향을 내보이기도 하는 로트너는 예측할 수 없는 가능성을 품은 원석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조지 클루니와 같은 대배우와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10대 배우의 순진함을 감출 수 없지만 이는 곧 소년이 품은 야망을 드러내는 좋은 예시가 아닐까.

 

(beyond 10월호 Vol. 49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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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뉴 문>에 이은 속편이라니, 적어도 두 편의 전작 가운데 하나라도 관람한 기억이 있는 당신이라면 이미 알아차렸어야 한다. 그것이 당신에게 즐길만한 것인지, 혹은 견딜 수 없는 고문인지. <이클립스>는 사실 더 이상 할 말이 필요한 작품이 아닐지도 모른다. 앞선 두 편의 작품, 특히 전작인 <뉴 문>은 이 시리즈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가이드나 다름없는 작품이었다. 뱀파이어나 늑대인간은 거들 뿐, 중요한 건 결국 틴에이저 할리퀸 로맨스라는 것. 평범한 소녀를 둘러싼 훈남들의 삼각구도 경쟁 구도라니, 이를 지켜보는 여인들의 마음에 지펴질 훈훈한 로망과 남정네들의 오그라든 손가락 위로 내뿜어질 냉담한 한기의 대립 구도가 되레 볼만한 구경거리가 될만한 것일지도 모를 이 시리즈의 관람 포인트란 다시 말해 이렇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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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문>을 보기 위해선 전제가 있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뉴문>의 전편인 <트와일라잇>은 분명한 취향의 호불호를 체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누군가는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등마저 굽어버릴 판인데 어느 누군가는 잘도 깔깔거리며 마냥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이건 영화적 만듦새에 대한 불평이 좀처럼 합당하게 먹힐 구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뉴문>이 보고 싶은 이라면 그에 따른 명확한 취향의 확신을 판단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셈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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