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방 안에 앉아 있는 소녀에게는 그득한 불길함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그 불길함은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현실로 박차고 나온다. 아내의 유산이 두 딸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것에 대한 의붓아버지의 분노는 학대적인 행위로 번진다. 그리고 폭력적인 그를 피하려던 소녀는 위기에 놓인 여동생을 보호하고자 총을 든다. 손가락 끝에 걸린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 총구로 총알이 튕겨져 나온다. 하지만 의붓아버지를 스치고 지나간 총알은 여동생을 관통한다. 여동생의 죽음과 함께 경찰에게 연행된 소녀는 의붓아버지의 동의 하에 정신병원에 인도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베이비돌(에밀리 브라우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처참한 일상에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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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으로 덮인 언덕 위로 상의가 벗겨진 곳곳에서 상흔이 발견되는 남자가 두 팔이 묶인 채 달리고 있다. 본래 그 남자는 용맹한 로마군의 백인대장이었다. 그의 두 다리가 박차고 밀어내는 땅은 로마 본토로부터 멀리 떨어진 영국이다. 로마군은 영국 땅을 점령했지만 픽트족이라 불리는 현지 민족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며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에 로마 최강의 군단이라 불리던 제9군단은 그 저항을 누르려 하지만 픽트족은 결코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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