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자. 만약 당신이 스마트폰으로 스머프 빌리지를 다운로드 받은 뒤, 이를 운영하는 플레이어라고. 그런 어느 날, 당신 앞에 스머프 몇 명(?)이 나타나 갑작스럽게 당신의 삶에 침입한다면? (오래 전 TV로 보았던 그 스머프들 말고) <개구쟁이 스머프>의 발상은 그렇다.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활보하는 스머프들을 생각해보자. 쿨한가. 예고편만 보더라도 알겠지만, 영화 <개구쟁이 스머프> 속의 스머프들은 과거에 그들을 보고 자랐던 혹은 다 자란 뒤에 봤던 간에, 그 셀 애니메이션 속에서 살아 움직이던 그들이 아니다. 3D CG 애니메이션으로 변환됐을 뿐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도 달라져 버린 양감이 낯설다. 좋다. 변한 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런 변화의 필요성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Posted by 민용준
,

밤이 되면 박물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살아있다. 뼈대만 남은 공룡이건, 모형 사람이건, 크기나 재질에 관계없이 살아나거나 작동된다. 신묘한 힘을 지닌 이집트 아크라 석판의 힘 덕분이건 뭐건 간에 그렇다. 따지고 들수록 스스로에게 연민을 품어야 할 정도로 엉터리 같은 법칙이지만 그 세계가 만들어내는 소동극의 이미지는 분명 오락을 발생시킨다. 연대가 다르고, 종이 다르고, 생사가 다름에도 다들 그냥 어울려서 일으키는 소란이 장관이다. 엉터리처럼 구겨 넣은 레시피가 맛깔스런 잡탕으로 거듭난 형국이다.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엉터리 같은 재료들을 긁어 모아 우려낸 국물이었지만 마시기 편하고 입맛에 너그러운 묘미가 있었다. 그야말로 킬링타임용 엔터테인먼트였다.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