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9.09 <애자>엄마라는 이름의 신파 1
  2. 2009.09.06 김영애 인터뷰
  3. 2009.09.03 <이태원 살인사건> 단평

편모 아래 자란 딸은 어려서부터 제 어미 속을 썩이는데 이골이 났다. 남다른 글솜씨로 작가를 지망하는 애자(강희)는 공부도 잘하지만 땡땡이도 잘 치는, 고무공처럼 튀는 아이다. 비만 오면 학교는 나 몰라라 부산 앞바다로 뛰쳐나간다. 출석일수가 모자라 졸업을 할 수 없다는 선생님의 경고에 엄마(김영애) 속만 까맣게 탄다. 애자 역시 저보다 제 오빠에게 극진한 정성을 쏟는 어머니가 야속하기만 하다. 공부도 못하는 제 오빠는 유학까지 보내주면서 유학 가고 싶다고 보채는 자신에겐 되레 역성인 엄마가 미덥기만 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성년이 돼서도 애자는 여전히 엄마 속을 태운다. 시집갈 나이가 지났는데도 좀처럼 시집갈 생각은 없고 작가가 되겠다며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 같은 딸래미를 보는 엄마는 속이 탄다.

Posted by 민용준
,

김영애 인터뷰

interview 2009. 9. 6. 12:30

'inter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소리 인터뷰  (0) 2009.09.26
최강희 인터뷰  (0) 2009.09.16
맥조휘&장문강 감독 인터뷰  (0) 2009.09.01
차수연 인터뷰  (0) 2009.08.24
하정우 인터뷰  (0) 2009.08.14
Posted by 민용준
,

단순 명확한 제목처럼 <이태원 살인사건>1997년 이태원에서 벌어졌던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에 대한 기록에 의거한 영화다. 이 사건의 첫 번째 문제는 진범을 밝히지 못한 미제라는 것이며 두 번째 문제는 그것이 한국과 미국이라는 지정학적 영향력을 근거에 둔 음모론적 해석의 개입이 가능한 사건이라는 점이다. 마치 잘 빠진 장르물 제목처럼 보이는 <이태원 살인사건>의 핵심도 그 지점에 놓여있다. 영리한 서사 구조나 빠른 속도감 따위는 철저히 배제된 영화는 묵묵하게 그 사건이 한국 사회의 무엇을 건드리고 관통하는가에 치중한다. 문제의식은 좋다. 하지만 영화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지점이 애매하다. 기록적 사건을 재현하는데 있어서 <이태원 살인사건>이 동원하는 건 진실을 둘러싼 윤리적 공방이다. 스릴러적 오해를 부를만한 제목이지만 그것보단 법정드라마에 가까운 현장성을 지닌 <이태원 살인사건>은 정작 재현의 수준 이상의 무언가를 증명하지 못한다. 사건 자체가 지닌 충격이 전달될 뿐, 영화의 의도는 정작 흐릿하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수직적인 한미 관계를 어필하고, 윤리적 문제에 천착하면서 이성적 판단이 필요한 지점에선 느슨해지고 만다. 팽팽해야 할 법정신엔 두서가 없고, 좀처럼 긴박감을 얻기가 어렵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법제도의 맹점을 파고 들어야 하는 영화다. 하지만 자꾸 지루한 도덕 선생님의 훈계처럼 스스로를 치장한다. 결국 남는 건 현실에 대한 찝찝한 단상뿐이다. 그런 감정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겠나.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