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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훈련

time loop 2008. 8. 28. 23:13

2박3일간 동원훈련을 다녀왔다.
아이러니하지만 그 곳이 나름 빡센 일정을 잠시 접고 잠깐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도피처가 됐다.
하지만 그 무료함에 몸을 배배 꼬다 이상하게 생긴 스크류바가 되기 직전에 가까스로 탈출한 것 같다.
아무래도 빡센 자유가 한가한 무자유보단 낫다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그 폐쇄적인 환경의 본질이 무엇인가였다는 생각.
끊임없이 자고 또 잤음에도 정신교육 시간은 길고도 험했다.
자다 지쳐서 눈이 말똥말똥해져서 실수로 뜬 눈을 한 채 교육을 받았다.
기억나는 건 이 구절이다. 전쟁이 나면,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서,
그래. 우린 전쟁을 대비해야 해. 수비는 최고의 공격이라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평화를 위해서 우린 최고의 살수를 몸에 익히고 그것의 중요성을 열심히 설득당한다.

아, 물론 전쟁 따위는 결코 중요치 않아!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주장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단지 인간이란 게 이딴 식으로 아이러니하게 생겨먹었다는 거지. 어쩌면 이 지구상 최대의 비극은 스스로 엄청나게 똑똑한 존재라고 믿는 인간이 선량한 사마리아인들과 같은 자연을 무참히 지배하고 군림한다는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은 언제나 생존을 위해서 무언가를 파괴하고 학살한다. 그것이 동족이라 할지라도 본능을 넘어선 이기로 무언가를 통치하려 든다. 모르겠다. 그 아이러니를 우린 너무 쉽게 수긍하고 있는 게 아닌지.

존 레논과 요코가 꿈꾸던 평화의 침대는 안드로메다 어딘가를 유영하는 외계 언어처럼 생경한 거다. 어쩌겠나. 인간이 이렇게 삭막한 걸.

음, 닥치고 동원 핑계로 마감하지 못한 글들이나 열심히 써제껴야 겠다. 일은 해도해도 줄지 않고 나날이 쌓인다.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리고 영화가 누려지는 것도 아닌데, 몸은 고달프다. 생각해보니 인간이 삭막하다 말하기 전에 지독하게 삭막한 제 일상부터나 어떻게 잘 마감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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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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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24

time loop 2008. 8. 24. 15:05

1.     올림픽이 끝났다. 무심하듯 시크하게 보내지 못하고 많은 관심 던져주는 종족으로서 하나의 이벤트가 끝난 셈이다. 다음 올림픽이 열릴 2012년에 난 30대다. 이번 올림픽이 내 20대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셈이다. 허허. 어쨌든 어제 야구는 참 기막히는 게임이었다. 신인이었던 이종범의 어마어마한 플레이가 연이어진 93년도 한국시리즈와 작년 WBC를 포함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야구를 본 기분이다. 한작가도 없는 마당에 심판이 작가를 맡았다. 9 1아웃 만루 상황에서 등판한 정대현의 3구가 극적인 더블 플레이로 이어지는 순간, 대부분의 인간들은 동공이 확 열리는 체험을 했으리라. 수고했다. 금메달을 떠나서, 덕분에 즐거웠어. 여튼 말도 많은 올림픽은 끝났다. 그리고 내 20대도 이제 또 다른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2.     핸드폰을 바꿀 때가 됐다. 난 지금까지 단 3개의 핸드폰을 썼는데 처음 썼던 건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모토로라 스타텍이었다. 그 이후로 애니콜로 갈아타서 지금까지 2개의 애니콜을 사용했다. 단 한번도 내 손으로 핸드폰을 고장낸 적은 없었는데 지금 쓰는 폰이 수신자에게 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한다. 아무래도 고장난 거 같다. 물론 외형은 말끔하다. 지금 눈여겨 보고 있는 건 모토로라 페블이다. 아무래도 폰을 오래쓰는 내 입장에서는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애니콜 사각턱은 아무래도 질린다. 게다가 난 기능이 그리 많은 걸 선호하지도 않는다. DMB도 그닥 필요 없다. 아무래도 조만간 페블을 내 손에 쥐게 될 확률이 클 것 같다.

3.     돌아오는 화요일 2 3일 간의 동원훈련을 위해 원주로 간다. 동원 3년 차라 내년에 한차례 더 받아야 한다. 이런 쓸모없는 짓에 시간을 투자해야한다는 게 그저 원통할 따름이지만 빽 없고 힘없으니 견디는 수밖에. ㅎㅎ 군대도 다녀온 마당에 까이꺼 23, 하지만 짜증나고 재미없는 건 재미없는 거다. 게다가 이건 진정 뻘짓이다. 노트북이라도 가져가서 영화라도 볼까 싶지만 좀 과하다 싶다. 23일간의 규칙적인 생활체험이라도 하다 와야지.

4.     언제나 그렇지만 기이하게 일이 밀린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잠도 부족하다. 이 뭥미? 여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요즘은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별로 움직이지 않아도 체력에 금방 빨간불이 켜진다. 아무래도 운동 부족이다. 하루에 한 시간 정도 투자해서 기본적인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할만한 필요성을 느낀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30대 배 나온 아저씨 모드로 돌입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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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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