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infinity, and beyond!

픽사 애니메이션은 통통 튀는 룩소 주니어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이 꼬마 전구에 불이 켜지기까진 긴 시간이 필요했다

 

Posted by 민용준
,

<땡땡의 모험>을 잘 몰라도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이하, <틴틴>)을 즐기는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퍼포먼스 캡처를 동원한 <틴틴>은 원작 코믹 스트립을 영화화하겠다는 목적 이상의 성취를 얻어냈다. 언캐니 밸리의 한계가 간혹 목격되긴 하나, <틴틴>은 퍼포먼스 캡처가 실사 촬영으로 구현할 수 없는 스펙터클의 영역의 현실화와 비사실적인 프레임의 사실적인 구현을 가능케 하는, 표현력의 도구로서 얼마나 유용한가를 드러내는 현재의 척도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원작에 대한 호기심을 동하게 만드는 <틴틴>의 오락적 완성도 또한 탁월하다. 피터 잭슨과 스티븐 스필버그는 두 대가의 만남이란 카피가 단순한 홍보용 문구가 아님을 증명하는 동시에 시리즈로서의 미래를 밝힌다는 점에서도 만족스럽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관람 후, 자신의 애완견에 대한 기대치가 불필요하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 틴틴 없이는 스노위도 없다.

 

(무비스트)

Posted by 민용준
,

미네소타의 작은 마을 무스레이크를 지나던 트럭에서 나무 상자 하나가 눈 쌓인 길에 떨어진다. 길을 지나던 소녀 린다가 호기심에 상자를 열어보곤 그 안에 있던 파란 앵무새 한 마리를 발견한다. 추위 탓인지, 두려움 탓인지, 몸을 웅크리던 앵무새가 소녀의 손길 앞에서 평정을 되찾는다. 블루라는 이름을 얻게 된 앵무새는 그 소녀가 어른이 되기까지 그 곁에 자리하며 편안하고 안락한 애완용 새로 길들여진지 오래다. 하지만 블루는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루에 있다는 암컷 마코 앵무새 쥬엘과 함께 지구상에 단 한 종 밖에 남지 않은 희귀종 마코 앵무새라는 사실. 이를 전해 듣게 된 린다는 고심 끝에 마코 앵무새의 멸종을 막고자 블루를 데리고 브라질 행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블루가 만나는 건 블루와 한 쌍을 이룰 쥬엘만이 아니다.

'cineman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른 소금> 단평  (2) 2011.08.23
<북촌방향>단평  (0) 2011.08.23
<7광구>단평  (0) 2011.07.27
<고지전>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0) 2011.07.21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 마법은 끝나도, 추억은 남는다.  (0) 2011.07.18
Posted by 민용준
,

<카2> 단평

cinemania 2011. 7. 7. 17:31

스토리도, 캐릭터도, 픽사라는 이름 안에서 보기 드물게 이례적으로 단점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전작과의 개연성은 둘째치고, 스토리 라인 자체가 속편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게다가 <토이스토리 3>로 경이적인 속편의 가능성을 증명한 픽사이기에 <2>가 더더욱 부족해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민폐 캐릭터를 지켜보는 것도 스트레스지만 우정이라는 단어를 활용하는 방식도 픽사답지 못하게 얕고 단순하다. 시리즈를 증명하는 기존의 캐릭터들이 새롭게 추가된 속편용 캐릭터에 비해서 매력적이지 못한 것도 안쓰럽다. 이와 무관하게 <007>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리메이크적인 소품들과 이를 위해 개발된 캐릭터는 흥미롭게 즐길 만하다. 디테일부터 스케일까지, 탁월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비주얼은 감탄할만한 대목이다. 실패작이라 부르기엔 너무 박하고 범작 정도라 부를 수는 있겠다.

Posted by 민용준
,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기 직전인 한 행성에서 부모의 기지로 우주선에 탑승한 한 아이가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바로 옆 행성에서 탈출한 또 다른 아이와 평행선을 그리며 우주를 비행하다 함께 지구에 불시착한다. 비슷한 운명을 타고난 두 아이는 판이한 외모만큼이나 대립적인 성장기를 보내고 결국 최고의 적수로 자라난다. 초능력을 통해 온갖 사랑을 독점하며 자란 훈남아이는 메트로시티의 영웅 메트로맨이 되고 비호감이었던 아이는 메트로시티의 악당 메가마인드가 되어 끊임없이 맞선다.

Posted by 민용준
,

 

 

추억이 애틋한 건 그 지나간 기억으로부터 여전히 느껴지는 체온 때문일 게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당연스럽게 흘러가고, 그 시간 안에서 우린 스스로 모른 채 많은 것들을 흘리고 뒤돌아 줍지 못한 채 떠밀려 나간다. <토이 스토리 3>는 바로 그 잃어버린 시간에 관한, 즉 추억들에 대한 애틋한 드라마다. 세 번째 속편에 다다른 이 시리즈는 언제나 그렇듯 주인에게 버려질까 전전긍긍하는 장난감들의 좌충우돌 활극을 그린다. 1999, 그러니까 21세기 전에 나온 전편과 10년이 넘는 격차를 두고 거듭된 세 번째 속편이지만 <토이 스토리 3>는 어느 속편들처럼 새삼스럽거나 안이한 기획물이 아니다.

Posted by 민용준
,

프랑스 알프스 지대에 위치한 아기자기한 마을 안시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그리고 매년 6, 안시에는 전세계 애니메이션과 특별한 손님들이 모인다. 애니메이션의 칸영화제라고 불리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1956, 칸국제영화제의 애니메이션 비경쟁부문 행사로 시작됐다. 1960년에 안시에 둥지를 트며 본격적인 집들이를 시작한 페스티벌은 전세계 애니메이션 산업의 도래지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리고 오는 7일부터 12일까지, 안시에서 올해 50주년을 맞이하는 페스티벌의 특별한 손님 맞이가 펼쳐진다.

 

(beyond 6월호 Vol.45 'TAKE ONE MOVIE')

Posted by 민용준
,

픽사(PIXAR)’가 늘 수준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는 모범생이라면드림웍스(Dreamworks)’는 머리는 뛰어나지만 때때로 노력이 부족해서 열등한 모습을 드러내곤 하는, 게으른 우등생 같다. 마치좋은 예나쁜 예가 뚜렷하다고 할까. 드림웍스의 신작 <드래곤 길들이기>그 중에서도 좋은 예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Posted by 민용준
,

유년 시절부터 플린트는 남달랐다. 그 아이는 남들이 떠올리지 못하는 것들을 생각해냈고, 그것들을 직접 만들어내는 재능이 있었다. 문제는 그 재능이었다. 그 재능은 일종의 불운처럼 주변사람들을 비롯해 자신에게마저도 끝없는 민폐를 끼쳤다. 자신의 발명이 세상에 유익한 재능이 되길 바라던 소년은 결국 마을의 골칫거리로 소문이 자자한 성인으로 자랐다. 그리고 성인이 된 플린트는 발명가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마을에 끝없는 민폐를 이어나간다. 그런 어느 날, 그 삶에 반전이 찾아온다. 먹을 거라곤 정어리밖에 없는 마을에서 살아가던 플린트는 물을 음식으로 바꾸는 기계를 발명하고 우연히 기계를 하늘로 띄워보낸 플린트는 이를 통해 마을에 무전취식의 행운을 가져다준다. 말썽의 원흉이라 손가락질 당하고 모든 이들의 무시를 한 몸에 받았던 플린트는 이로 인해 마을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Posted by 민용준
,

망가의 신화, 아니메의 전설, 오타쿠의 복음. 신도적인 팬덤에 둘러 쌓여 끊임없이 복기되고 해석되는 묵시록 <에반게리온>은 그 이름에 얽힌 수많은 언어만으로도 반열에 오를만한 작품이다. 단순히 작품의 개별적 가치를 넘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신드롬으로서 이미 하나의 거대한 세계임을 증명했다. <에반게리온>의 매력은 그 세계관의 너비를 짐작할 수 없는 비정형성에 있다. 메카닉 애니메이션의 형태 안에 잠재된 성장담, 그리고 오타쿠 문화의 총아적 이미지까지, 그 모든 요소가 그것을 해석하고 독해하는 이들의 세계관 안에서 거듭 확장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의미를 재생산시킨다는 점에서 <에반게리온>은 진화하는 유기체나 다름없는 작품이다.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