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사무실과 억척스런 생선가게의 이미지가 교차된다.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두 여성의 일상이 대조군을 이루듯 차례로 스쳐 지난다. 사실 두 여자는 어머니의 부음 앞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는 자매지간이다. 그러나 자매는 가까이 누워도 마주보지 않는다. 명주(
바다와 육지를 가로지르는 동선만큼이나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서사도 부지런하다. 명은의 친부를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서 두 자매의 관계에 얽힌 비화가 한 꺼풀씩 드러낸다. 그와 함께 멀찍이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도 좁혀진다. 갈등 뒤, 화해를 이루는 과정은 그 형태만으로 진부하지만 영화는 이를 상쇄할 만한 진심을 연출한다. 세대를 넘어 복잡한 가정사 속에 놓인 여성들의 갈등과 화해는 한 걸음씩 조용히 이뤄진다. 다만 그 끝에 놓인 파격적인 결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맥락을 변질시키는 대목은 아니지만 영화가 기존에 이루던 정서를 전복시킬만한 파괴력을 지닌 탓에 반감을 살 여지가 발생한다. 캐릭터의 균형마저도 한쪽으로 급격히 기운다. 물론 흥미로운 사안이며 존중될만한 문제제기로서의 가치가 있다. 다만 그 여파에 대한 호불호가 영화 자체의 잔향을 날려버릴 만큼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물론 말미까지 호연을 유지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어떤 논란과 무관하게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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