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4.09.08 <타짜-신의 손> 단평
  2. 2011.08.23 <푸른 소금> 단평 2
  3. 2009.07.10 <오감도>에로티시즘이 증발된 에로스 2
  4. 2009.07.07 <오감도> 단평 2

최동훈의 <타짜>가 해운대 앞바다였다면 강형철의 <타짜-신의 손>은 캐리비안 베이다. 인공 파도에 휩쓸리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결국 인공 파도는 인공 파도다. 애초에 기획되지 않았던 속편이란 맹점과 한계를 그나마 강형철이 잘 메우고 이어낸 인상이지만 태생적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인상. <타짜>의 캐릭터들이 차, 상, 마, 포 같아서 저마다의 파괴력도 있고, 차가 판을 휩쓰는 압도감과 마가 차를 삼키는 쾌감도 있었지만 <타짜-신의 손>은 '졸'의 향연 같아서 실력이 평준화된 선수들의 싸움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졸'전임이 뚜렷해 보여 김이 새는 지점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속편인지라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하진 않아서 크게 아쉽진 않았지만 썩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다만 러닝타임에 비해서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다는 점에선 본래 품었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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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소금> 단평

cinemania 2011. 8. 23. 19:21

콘트라스트를 극명하게 높인 뮤비 질감의 영상. <푸른 소금>의 이미지는 모 카메라 광고만큼이나 쨍하다. 그만큼 단편적인 감상이 강렬해지는데 이는 유연하게 이어지기 보단 조각나듯 나열된 시퀀스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하다. 마치 두 편의 다른 영화를 찍고 나서 어영부영 자르고 붙여서 한 편의 영화라고 우기는 것만 같다. 특별하다 말할 수 없으나 중심인물의 관계적 긴장과 이완의 흐름이 흥미를 당기는 측면은 분명 존재한다. 허나 감정의 전환이 성급하다 못해서 따로 노는 것마냥 신과 신 사이의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적절하지 못한 문어체 대사들이 어색함을 남발하는 사이, 배우들도 어찌할 수 없는 캐릭터의 무능력이 영화를 루즈하게 깎아먹는다. 무엇보다도 낭비에 가까운 시퀀스들이 너무 잦게 눈에 띈다. 좀처럼 현실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감정선이 깨알 같은 PPL적 이미지 속을 공허하게 유영하는 것만 같은긴 종합 CF 필름 같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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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노출뿐이라 생각한다면 빈곤한 상상력을 탓할 필요가 있다. 직관적인 이미지는 자극의 잠재적 성과를 되레 반감시킨다. 선명한 이미지의 관찰보다도 불투명한 실루엣이 발생시키는 상상력이 감상적 욕구를 자극하곤 한다. 이미지가 발생시키는 자극의 충만보다도 잠재적인 욕구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보다 매혹적이다. 여인의 나신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관능적인 티저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는 <오감도>는 분명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에로티시즘의 상상을 예상케 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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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단평

cinemania 2009. 7. 7. 12:00

에로스에 대한 다섯 개의 시선. 과감하고도 감각적인 누드 이미지를 내건 티저포스터는 <오감도>가 구사할 에로티시즘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긴다. 그러나 기대는 거기까지, 영화는 포스터가 주는 모종의 기대감과 동떨어진 결과물에 불과하다. <오감도>는 일관된 주제를 관통하지 못하는 옴니버스이자 기획에 따른 기대감을 배반하는 결과물이다. 창의적인 해석력도, 과감한 묘사력도 선보이지 못한다. 도전적이라기 보단 과욕에 가깝고, 창의적이라기 보단 자만에 가깝다. 에피소드를 통과할수록 티끌과 같은 권태가 쌓여나간다. 또한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축적된 권태의 무게를 견디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고행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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