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갇힌 호준(김재록)은 자신이 박대하던 계상(강지환)으로부터 구출된다. 아는 게 많은 호준은 여호와의 증인을 전도하는 계상을 박대하지만 정작 계상으로 인해 구원받는다. <방문자>는 결코 맞물릴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어떤 관계로 거듭나는 과정을 묘사하는 버디무비이며 코미디다.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될 때, 우스꽝스러운 사연이 발생하고 그 안에서 인물은 변화한다. 사람을 둘러싼 정치적 편견에서 벗어나 사람을 본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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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2: 메멘토 모리>가 떠올랐다. 정서적인 기시감이 그렇다. 물론 그 정도로 비범한 감상을 부여한다는 게 아니다. 침잠된 정서만 그렇다. 무섭지 않기로 따진다면 시리즈 가운데 가장 밑바닥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두어 번 정도 움찔할 정도의 깜짝쇼를 제외하면 놀랄만한 구석도 보이지 않는다. 가장 안타까운 건 평면적인 사연이다. 개별적인 캐릭터들이 만들어낸 갈등엔 적절한 당위가 있다. 다만 그 개별적 사연들이 지극히 스테레오 타입이다. 거기까지도 좋다. 그 개별적 사연이 충돌하는 양식이 어떤 입체적인 감흥을 발생시키지 못한다. 지나치게 친절하거나 불필요한 사족이 동원된다평면을 구조로 쌓아가는 느낌이 아니라 평면이 계속 포개져서 두껍게 평범해지는 느낌이랄까. 점차 심심함이 더해지는 기분이다. 어둡고 흐릿할 뿐, 으시시하거나 싸늘하지 않다. 귀신보다도 무서운 사람의 내면을, 그것도 여고생이라는 예민한 시절의 풍경에 담아놓고자 한 의도는 나름 야심적이다. 다만 진짜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건 장르적으로 끔찍한 패착이다. 해석력이 연약하고, 상상력이 빈곤하다. 가톨릭 미션 스쿨이라는 배경은 그저 고딕적 환경을 병풍처럼 두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잔혹하다는 수사가 민망할 정도로 핏빛의 농도에 비해 압박이 약하다. 애초에 경력이 짧은 배우들의 연기를 논한다는 건 사족이다. 연기적 어색함을 찍어내는 것보다도 캐릭터를 치장시켜주기 힘든 작품의 자질이 문제다. 10주년 기념작이라는데, 이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게 될 기념작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경력이 짧은 어린 배우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진 않을까, 내심 안타까운 심정마저 든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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