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이번이 8번째 방문이다. 한국에 오는 건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 CJ엔터테인먼트가 드림웍스(Dream works)의 초창기 투자 멤버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래서 마치 가족을 방문하는 느낌이다.
한국영화산업에 대한 흥미와 이해가 어느 정도 인가?
한국시장에 대한 특이점이 몇 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한국이 국제적으로 탑 텐 시장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한국시장의 특성 중 하나는 영화 제작과 영화 상영 모두가 매우 중요한 시장이란 점이다. 한국영화 산업기반이 탄탄할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자체가 성공적으로 제작되고 외국영화들도 한국시장에서 매우 좋은 성과를 올린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매우 건실한 영화 산업과 시장을 함께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예슬 씨가 한국에서 더빙을 맡았는데 목소리 연기자 섭외에 직접 관여했다고 들었다. 캐스팅 기준이 궁금하다. 그리고 한예슬 씨를 실제로 만났는데 인상이 어땠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은 47개 언어로 더빙된다. 우리가 목소리 캐스팅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목소리의 멜로디다. 한예슬 씨는 훌륭한 배우이기 때문에 그 배역을 충분히 연기로서 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멜로디가 아름답기 때문에 이 역할에 가장 접합했다. 물론 목소리만큼이나 인물도 출중하더라. (웃음) 유머 감각도 빼어난 편이다. 게다가 지금 캘리포니아에 가족도 있고, 본인도 거주한 경험이 있어서 이에 관해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다.
<몬스터 vs 에이리언>(이하, <몬스터>)에 사용된 ‘인트루 3D(Intru 3D)’란 어떤 기술인가.
우리가 3년 전 즈음에 발견한 첨단기술로서 우린 이것이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앞으로 모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이 기술로 제작하자고 결정했다. 과거엔 3D를 놀이공원에서 체험하는 매체로 생각했다면 이젠 이 새로운 기술이 3D를 영화상영체험과 영화제작방식에 혁신을 부를 것이라 예상한다. 우리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스토리텔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영화체험 자체를 바꿀 것이라 생각한다. <몬스터>가 이런 기술력을 활용한 첫 작품이 됐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번 보는 것이 천마디 보다 낫다는 말처럼 아마 내가 하는 삼천 마디보다 한번 직접 체험해보는 게 나을 거다.
드림웍스와 마찬가지로 경쟁 스튜디오라 할 수 있는 픽사(PIXAR)에서도 3D 애니메이션 제작에 착수할 것이라 밝혔다. 3차세대 매체로서 주목받고 있는 3D영상의 산업적 가능성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3년 반 전에 우리는 <폴라 익스프레스>를 아이맥스 3D로 제작했다. 그때 이 기술이 앞으로 우리의 미래적인 방향성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제작사들이 3D로 영화를 촬영하거나 제작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피터 잭슨’, ‘폭스(FOX)’, ‘디즈니’, ‘픽사’ 등 수많은 제작자나 제작사에서 3D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3D 기술의 미래가 상당히 밝지 않은가 생각한다.
말한 것처럼 이번에 본 3D는 몇 년 전에 봤던 3D보다 훨씬 혁신적으로 개선된 상태다. <몬스터>는 고품질 디지털 영상으로 상영된다. 좌우 대칭이 이루어지고, 흐릿한 화면을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의 안 좋았던 부분이 최대한 개선했다. 이 기술은 매우 높은 수준의 이미지와 함께 스크립터나 스토리텔러들의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아마 1년 후에도 오늘을 되돌아보면 지난 1년 간 3D 기술이 많이 발전됐다고 생각하게 될 거다. 이렇게 앞으로도 몇 년간 3D 기술이 계속 혁신적으로 발전할 것이라 기대한다.
한국인을 비롯해서 전세계의 재능 있는 인력들이 드림웍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드림웍스가 인재를 선발하는데 있어서 국적이나 문화적 제약이 없다는 건 얼마나 큰 장점이 되는가?
지금 1700명의 아티스트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작업하고 있는데 이중 매우 재능 있는 한국 아티스트들도 많다. 그 뿐만 아니라 기술자와 애니메이터도 많으며 그 중 드림웍스에서 배운 기술을 한국에 와서 나누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드림웍스를 애니메이션의 UN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35개 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지금 드림웍스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방방곳곳에 있는 인재들이 지금 드림웍스에서 근무를 해주는 덕분에 우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3D기술이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을 차별화시키는 전략이 될까?
3D이전에 우리는 이미 차별화된 회사라고 생각한다. 영화 한편에 1억 5천만 불 정도 규모의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회사는 실질적으로 세계에서 한두 곳 정도밖에 없지 않나.
작년에 개봉된 <쿵푸팬더>는 2D애니메이션이지만 큰 인기를 모았다. 2D애니메이션의 시장성이 여전한데 3D애니메이션과 병행할 생각은 없나?
병행하진 않을 거다. 모든 영화는 처음부터 3D로 제작될 거다. 다만 현재 대부분의 극장이나 가정 DVD로는 3D영화를 볼 수 없다. 그런 상영관과 가정을 위해서 원래 3D로 제작한 영화를 2D로 출시할 예정이다.
2D애니메이션을 3D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데 부가되는 비용은 얼마나 되나?
3D로 제작하는데 추가적으로 드는 비용은 1500만 달러 정도, 전체비용의 약 10%정도가 더 들어간다.
3D애니메이션에 주목하는 건 그만큼 시장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3D영상을 보기 위해선 물리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이 많다. 특히 홈 비디오 시장에서 3D애니메이션은 현재 무용지물 아닌가. 이에 대한 대안도 마련하고 있나?
홈씨어터를 통해서 3D영상을 상영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TV모니터에서도 3D영상이 구현되고 편광안경으로 이를 관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 중이다. 실제로 안경제작사에서도 3D전용안경을 제작한다고 들었다. 미래에는 아마 관객들이 자체적으로 자신만의 영화안경을 갖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실제로 선글라스를 제작하는 회사 ‘오클리(OAKLEY)’에서 개발하는 안경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할 땐 그냥 편광선글라스지만 영화관 실내로 들어와서 영화를 볼 땐 3D전용안경으로 자동 전환되는 안경을 제작중인 걸로 알고 있다. 지금 밖에 나가서 선글라스를 쓰듯이 극장용 안경을 쓰는 시대가 올 거라 기대하고 있다.
3D는 현재 시청각적 자극에 있어서 최종적인 단계에 가깝다. 혹시 그 다음단계라 할 수 있는 공감각적 자극을 활용한 단계로서의 개발을 생각하진 않나? 예를 들면 의자가 움직인다던가.
그런 단계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공감각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관객들이 이를 지나치게 의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3D를 사용하는 건 관객이 스토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우리가 나가서 실제로 뭘 만지거나 이동시키면 관객 자체가 거기에 너무 의식해서 스토리텔링에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거라 생각한다. <몬스터>이 시작될 때 라켓에 달린 페더볼(featherball)이 화면에서 튀어나오는 것처럼 장난을 쳤다. 그리고 그 다음부턴 그런 장난을 하지 않았다. 거기서 보여주고 싶었던 건 이런 것도 가능하지만 <몬스터>에서 보여주고 싶은 건 이런 특수효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효과에 집중하다 보면 결국 관객을 스토리로부터 탈피시키기 때문에 효과마저도 하나의 장난에 지나지 않게 된다. 놀이공원에서는 그런 것이 적용돼도 상관없겠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것들이 적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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