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스런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사건에 연루된 소년과 소녀. 용의자의 자살로 수사는 종결되고 사건은 마무리된다. 그리고 18년 후,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사사가키가 성인으로 성장한 소년과 소녀, 료지와 유키호의 행방을 쫓는다. 일본의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이자 대표작으로 꼽히는 백야행(白夜行)은 밀폐된 인물의 심리와 퍼즐 같은 서사적 진행을 통해 추리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미스터리한 장르적 구조 속에 내재된 멜로적 감수성은 백야행의 특이점이라 할만한 지점이다. 은밀하게 감지되는 두 남녀의 감정적 교류가 평행적 거리감을 유지한 채 조각처럼 나열된다. 칠흑의 아스팔트를 얇게 가린 흰 눈처럼 멜로적 감수성을 가린 장르적 연막, 백야행은 추리극의 베일로 감싼 멜로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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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렬로 늘어선 폰(pawn)을 전진시킨다. 전선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동선이 확보된다. 그 사이를 비숍(bishop)과 나이트(knight), 룩(rook)이 파고들어 적진을 유린한다. 결정적인 순간, 순식간에 퀸(queen)이 적의 폐부로 돌진한다. 상대말을 하나씩 쓰러뜨리고 때론 자신의 말을 미끼로 던져 허를 찌른다. 멀리 선 킹(king)을 향해 포위망을 형성하고 동선을 조인다. 더 이상 오갈 때 없는 적진의 킹을 쓰러뜨리며 외친다. 체크메이트(check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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