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자> 단평

cinemania 2010. 9. 9. 16:31

이쑤시개를 꼬나 문 주윤발의 쌍권총을 추억하든, 비둘기 날리며 홍콩 느와르의 간지를 창출해낸 오우삼을 추억하든, <무적자>안에서 변주된 <영웅본색>의 흔적이란 조금 낯선 것이다. 송해성 감독은 원작의 결점이 드라마적 정서에 놓여있다고 진단했으며 내러티브를 보완하며 이런 결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처럼 보인다. <무적자>는 적절한 인과관계로 이뤄진 스토리텔링의 영화로서 부족함이 없다. 동시에 관계 설정의 변주나 부산의 풍광을 배경으로 둔 느와르적 연출도 인정할만하다. 다만 울림이 약하다. 형제애와 의리를 내세운 원작의 인물들이 품은 정서들을 고스란히 끌어 안은 채 이를 거듭 설득시키고자 노력한다. 의도는 관철됐으나 성공적이라 말하긴 어렵다. 다단한 플롯을 지니고 있지만 진전이 더디고 끝에 가 닿는 폭발력이 약하다. 개인차가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다만 그들이 입은 혈기왕성한 간지를 보필해줄 관록의 빈자리가 뚜렷하다고 할까. 박하게 평가될 영화는 아니지만 딱히 인상적이라 말하기 어려운 범작이랄까. 그 와중에도 국내에서 보기 드문 기관총질은 조금 흥미로운 정도.

Posted by 민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