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중력

time loop 2009. 2. 11. 01:58

내 삶이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에 대해 말할 자신은 없다.

단 한번도 내 삶의 방향키를 쥐고 움직인 적은 없었다.

작심하듯 제 길을 가려고 할 땐 길이 막히는 경우가 있었고, 의도적으로 길을 엇갈려도 때론 제 길을 가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은 목적 없이 걷다 보니 어디론가 도착하더라는 식이었던 것 같다.

단 한번도 지금의 삶을 꿈꾼 적은 없다.

그렇다 하여 지금 네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냐 묻는다면 역시 그렇지 않다.

난 그냥 물이 흘러가듯 살아왔다. 그렇다고 그 삶에 질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나의 오브제나 프랙탈처럼 불분명한 무정형의 규칙이 존재할 뿐.

내 삶의 중력은 항상 내 안에 있었다. 순간 순간이 운명이었을 뿐이다.

미리 정해진 삶 따위라는 건 없다. 그런 것 같다. 그러니까 잘 살아보자고.

원래 이 딴걸 쓰려했던 건 아닌데. 그냥 상큼한 한마디나 써보려 했더니, 역시나 우중충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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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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