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작가 욘 A. 린드크비스트의 동명원작을 영화화한 매트 리브스의 <렛미인>은 이에 앞서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바 있는 토마스 알프레드슨의 <렛 미 인>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홍보에 따르면) <렛미인> <렛 미 인>의 리메이크작이 아닌, 동일한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렛미인>은 분명 <렛 미 인>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비교군의 운명을 타고난 작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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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스는 누드비치로 유명한 명소지만 전세계 장르영화팬에게는 일종의 성지나 다름없다. 매년 10, 화끈한 누드비치의 열기보다도 시체스를 달아오르게 만드는 건 장르영화의 축제 시체스국제영화제다. 세계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시체스영화제는 엄선된 장르영화로 관객들을 접대한다. 43회를 맞이한 올해에도 기타노 다케시의 신작 <아웃레이지>(2010)와 매트 리브스의 <렛 미 인>(2010) , 신선한 메뉴들을 마련했다. 오는 7일부터 17일까지, 살아있는 장르의 축제가 시작된다.

 

(beyond 10월호 Vol. 49 'TAKE ON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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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뱀파이어물의 바로크 시대다. 고전적인 호러 장르의 유물이나 다름없었던 뱀파이어는 지금 과도기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새롭게 줄기를 뻗어나가는 뱀파이어물의 진화가 엿보이는 다섯 편의 계보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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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2009)를 본 소녀는 말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엄마, 나는 안젤레나 졸리와 같은 액션 키드가 될래요!” 꿈은 이루어졌다. 불과 한 달 뒤, 딸과 함께 대본을 본 어머니는 말했다. “맙소사, 클로이. 네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구나. 정확히 네가 원하던 환상적인 역할이잖니.” <킥 애스: 영웅의 탄생>(2010)힛 걸은 그렇게 태어났다. 클로이 모레츠는 마치 <킬 빌>(2003)과 같은 잔혹한 세계에서 귀여운 얼굴이 무색할 정도로 태연하게 칼을 휘두르고 방아쇠를 당긴다. 깜찍한 아역 여배우의 패러다임을 비웃듯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터프한 매력을 각인시켰다. 최근 <렛 미 인>(2008)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촬영을 마친 모레츠는 마틴 스콜세지의 신작을 비롯해서 다양한 러브콜에 시달리는(?) 중이다. ‘핫 걸의 질주는 이제 시작이다. 

(beyond 8월호 Vol.47 'TAKE ON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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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미 인> 단평

cinemania 2008. 11. 12. 22:53

<렛 미 인>은 기본적으로 매우 아름답고 환상적인 로맨스 영화다. 소년과 소녀의 만남은 플라토닉한 로맨스의 숭고한 미를 체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벼운 장치 하나로 평면성이 극복된다. 천진난만한 로맨스의 배후엔 질겁할만한 공포가 창백하게 잠복해있다. 투명함과 창백함을 지닌 중의적 풍경의 스웨덴 설원은 평화와 공포를 함께 담아내기 좋은 공간이다. 한적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사라지면 눈 밭에 피가 맺힌다. <렛 미 인>의 원제 Let the right one in은 뱀파이어 소녀를 초대하기 위한 주문이다. 따돌림 당하는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는 외로움의 반려자로 서로에게 기댄다. 무심한 세계 속을 외롭게 전전하던 소년은 소녀와의 기이한 로맨스를 통해 비로소 세상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경악할만한 악의를 환상적인 순수로 구원하는 비범한 재능을 가미한 러브스토리다. 황홀하여 잊혀지지 않을 만큼.

 

(프리미어 Movie 4人4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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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빼든 소년은 허공을 위협한다. 그곳엔 대상이 없다. 소년은 강해지고 싶은 게 분명하다. 하지만 허공을 대상으로 협박해봐야 증명되는 것은 없다. 사실 소년은 매일같이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괴롭힘을 당하는 중이다. 소년의 칼은 소년의 두려움을 역설적으로 설명하는 도구다. 소년은 낮마다 괴롭힘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와 홀로 윽박지른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의 옆집에 누군가가 이사 온다. 창문을 가린 방이 특이하다. 어느 밤, 소년은 또 한번 나무를 상대로 칼을 뽑아 들고 위협을 시작한다. 인기척을 알 수 없게 소년의 등뒤에서 나타난 소녀가 소년의 행동을 기이하게 바라본다. 그렇게 소년, 소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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