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은 시작과 달리 예정 없이 끝난다. 죽음이 슬픈 건 그래서일 게다. 죽은 자들의 빈 자리는 그 곁에서 함께 살아가던 이들의 생 한복판을 공허하고 황량하게 비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히어애프터>는 바로 그 죽음을 소재로 둔 영화다.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 그들의 기억 속에 놓인 망자들과 접속하는 조지(맷 데이먼)와 인도네시아를 휩쓴 쓰나미로 인해 죽음의 목전까지 다다랐던 프랑스의 유명 저널리스트 마리(세실 드 프랑스), 그리고 죽은 쌍둥이 형을 간절히 그리는 소년 마커스(조지 맥라렌)까지, 제각기 발 딛고 선 땅 위에서 직간접적으로 죽음과 사후를 경험한 이들의 뿔뿔이 흩어진 사연이 서로의 교감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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