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X는 고도로 훈련된 러시아 스파이들이 위장된 신분으로 미국 본토에 잠입해서 살아가다 일거에 미국 핵심부 공격을 개시한다는 냉전시절의 가설이다. 이 가설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여하간 <솔트>는 이 가설을 뼈대로 삼아 허구의 살점을 붙여나간 첩보 액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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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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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 단평

cinemania 2010. 7. 22. 09:45

냉전시절 미국에 침투해 잠복해 있던 러시아 스파이들이 일거에 미국 공격을 개시한다는 ‘데이-X’라는 냉전시절 가설에 대한 신빙성을 묻기 전에 이 낡은 가설이 여전히 이야깃거리로서 유효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출처가 궁금해진다. <솔트>는 여성 스파이를 앞세워 <>시리즈를 벤치마킹한 작품이나 야심의 그릇만 그럴싸한 아류작에 불과하다. 와이파이 시대에 모뎀 켜는 소리마냥, 설정 자체가 진부한 이 스파이물은 이를 극복할만한 대안으로 안젤리나 졸리라는 여배우의 매력 자체를 내세워 끊임없이 액션의 보폭만 넓혀 나간다. 어쩌면 단지 우격다짐처럼 액션을 밀어넣을 수 있는 공간 확보가 본래 목적이었을지 모를 일이지만 그 눈요기 역시 그 모든 단점을 덮을 만큼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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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이 강한 돌연변이들이 등장하는 <엑스맨>시리즈는 각자 개별적인 사연의 줄기를 성장시키기 좋은 캐릭터의 금광이다. 집단으로 투척해도, 개인으로 조준해도 맥락은 가능하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하, <울버린>)은 앞선 세편의 시리즈에서 중심에서 활약했던 울버린(휴 잭맨)의 전사를 다룬다. 캐릭터의 존재만으로 기획을 가능케 한 영화다.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열 이야기 안 부럽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획이다. 물론 이는 앞선 세 편의 시리즈가 나름대로 성공적인 노선을 걸었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더욱 설득력이 강해진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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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시리즈에서 중요한 맥락으로 대우받던 울버린(휴 잭맨)의 감춰진 과거를 들춘다는 점에서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하, <울버린>)은 깊은 잠재력을 지닌 영화임에 틀림없다. 비범한 오프닝 시퀀스와 감각적인 타이틀 시퀀스는 그런 기대를 한껏 달아오르게 한다. 그러나 <울버린>은 흥미로운 사연의 형태를 전시하는 수순에서 멈춘다. 돌연변이들의 세계관을 통해 깊고 너른 메타포를 제시하던 브라이언 싱어의 성취를 기초로 한 기대 따위는 구겨버려야 한다. 이전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돌연변이가 등장하는 가운데 원작 코믹스에서 중하게 다뤄지던 몇몇 캐릭터가 비중 있게 등장한다는 반가움이 이를 대체한다.

 

블록버스터의 너비에 걸맞은 스케일과 스펙터클을 장착했다는 점에서 오락영화로서의 야심은 인정할만하다. 그러나 액션과 캐릭터를 채우기 위한 그릇에 불과한 것처럼 손쉽게 굴러가는 스토리텔링은 캐릭터의 사연을 구경거리처럼 전시할 뿐, 그 이상의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못한다. 이미 앞선 시리즈에서 금문교를 이동시키는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 마당에 단순히 날고 뛰는 육박전을 전시하는 건 엑스맨이라는 브랜드의 네임밸류 아래 대단한 성과가 아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서의 자질은 충분하지만 <울버린>이 끌어당겨 쓴 사연의 본래 잠재력을 기초로 손익을 계산해보자면 결과물은 분명 밑지는 장사에 가깝다. 그저 시리즈에 얹혀주는 부록의 가치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저 여름용 블록버스터의 포문을 연다는 의미가 적나라하게 나뒹굴 뿐이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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