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캐릭터 하나면 시리즈가 보장된다. 특히 캐릭터의 매력이 중시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드림웍스가 자사의 프랜차이즈 캐릭터들을 우려먹으며 시리즈를 거듭해나갈 수 있는 것도 그런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슈렉3>, <마다가스카2>와 같은 기대 이하의 속편을 공개하며 도태되는 드림웍스의 작품들이 증명하듯 단지 잘 나가는 캐릭터의 인기 하나만으로 시리즈를 지속할 수 있다는 믿음은 망상에 가깝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캐릭터의 매력도 함께 닳고 닳아갈 수 밖에 없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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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가 자사의 프랜차이즈 캐릭터들을 우려먹으며 속편 증후군에 빠진 것과 달리 폭스의 <아이스 에이지3: 공룡시대>(이하, <아이스 에이지3>)는 다시 한번 캐릭터의 위력을 톡톡히 이어나간다. 의미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는 픽사의 정반대 영역에 놓인 듯한 <아이스 에이지3>는 순수 엔터테인먼트의 야심으로 점철된 코믹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다. 지난 두 편의 중심캐릭터들이 여전한 매력을 과시하는 가운데 새로운 캐릭터가 신선함을 더한다. 단순한 스토리에 양념 같은 유머를 가미하고 효과적인 이미지를 치장시킨다. 특히 3D 방식으로 제작된 이번 시리즈는 그만큼 이미지를 통해 건져 올린 오락적 묘미가 쓸만하다. 입심 좋은 캐릭터란 면에서 성인에게 어필할만한, 빙하기의 동물 캐릭터의 귀여운 이미지는 아동들에게 어필할만한, 단순한 스토리에 딴지를 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 만큼 순수한 오락적 자질이 충만하다. 무엇보다도 기존 시리즈로서의 매력이 녹아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속편이라 할만하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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