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지방 중학교에 부임한 국어 교사 미카코(아야세 하루카)는 남자배구부 고문을 맡게 된다. 나름의 열의를 갖고 훈련을 지도하려는 그녀와 달리 배구의 경험조차 없는 다섯 명의 부원들은 그저 새로운 여자 선생님이 고문으로 왔다는 사실에 그저 희희낙락이다. 이에 배구 연습에 대한 열의를 심어주고자 미카코는 지역 대회에서 1승을 하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이들은 이에 가슴을 보여달라는 발칙한 제안으로 응수한다. 수락도 거절도 하지 못하고 어물쩡 넘어가게 된 그녀와 달리 아이들의 열의는 나날이 불타오르고, 이를 지켜보는 미카코는 보람을 느끼면서도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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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를 우아하게 유영 중인 백조는 부지런히 발을 젓는다. 겉으로 드러난 우아함은 실상 부단한 노력의 산물에 가깝다. 외모의 화려함에 가려진 내면의 절실함을 알아채기란 어렵다. 화려한 프로페셔널의 외양에 반해 그 자리를 동경하던 대부분의 초짜들은 가시밭길의 첫걸음을 체감하곤 한 바가지의 눈물과 한 대야의 땀을 흘리고서야 그 우아함의 정체를 파악하기 마련이다. 눈물과 땀을 먹고 자란 경험과 관록의 정체를 알고 나서야 진정한 프로로서의 신고식을 통과한다. 미운 오리새끼는 비로소 백조로 탈바꿈하는 노하우를 익히고 첫 번째 비행을 준비한다. <해피 플라이트>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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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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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다소 황당하지만 귀여운 그녀와 덜 떨어진 듯 순수한 그가 만나 에피소드는 이뤄진다. <엽기적인 그녀>이후로 재용 감독의 머릿속엔 그저 대조적인 성향의 여자와 남자의 만남으로 이뤄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 밖에 없는 것 같다. <싸이보그 그녀>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무시무시한 괴력을 지닌 싸이보그 그녀(아야세 하루카)는 먼 미래에서 지로(코이데 케이스케)에게 날아와 한시도 그의 옆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게 남녀의 동거가, 엄밀히 말하면 싸이보그와 주인의 합숙이 시작된다. 어떤 이유에서 그런 상황이 펼쳐지는지 의문을 품지 않는 게 좋다. 그걸 안다고 해 봤자 모르는 것만큼이나 속 터지는 일이 될 테니까. <싸이보그 그녀>는 두서 없는 영화다. 인과관계에 대한 납득은 좀처럼 불가능하다. 그저 시트콤 같은 상황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서사엔 스토리텔링에 대한 장기적인 배려 따윈 눈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니 자아도취되는 영화의 감정선 따위에 몰입할 가능성은 반 푼어치도 발생할 리 없다. 거대한 지진을 묘사하는 영화의 끝머리에 다다르면 이 영화의 태생적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가늠할 수조차 없게 된다. 한국 개봉을 앞두고 일본 개봉판을 재편집했다는데 전자도 딱히 궁금하진 않다영화의 말미에 묘사되는 지진만큼이나 100분의 러닝타임이 끔찍하게 막장이라 원래 형태를 되새김질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나마 아야세 하루카의 미소가 작은 위로가 된다.

Posted by 민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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