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추스르지 못하는 남자는 자기 주변의 모든 것을 스스로 파괴한다. 그로 인해서 주변의 모든 것으로부터 스스로 동떨어진다. 그에게 세상은 거대한 쓰레기통과 같다. 패악을 자행하는 이들은 역겹고 그들에게 복무하듯 살아가는 약자들의 무기력도 꼴사납다. 그 분노의 뿌리는 개인적인 사연에 닿아 있다. 그 누구도 해결해줄 수 없는 상실의 뿌리가 그의 화를 부추긴다. 메울 길이 없다. 그런 어느 날, 한 여인을 만났다. 울화가 치민 채로 들이닥쳤던 어느 가게의 한 구석에서 무너져있던 그에게 그녀가 말을 걸었다. 조셉(피터 뮬란), 한나(올리비아 콜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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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를 하는 승민(엄태웅) 앞에 대학교 1학년 시절 알고 지냈던 동창 서연(한가인)이 찾아온다. 불쑥 나타난 그녀는 대뜸 제주도에 집 한 채를 지어달란다. 난색을 표하던 승민은 결국 이를 수락하게 되고 두 사람이 재회한 현재로 인해서 과거의 승민(이제훈)과 서연(수지)이 그들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다. 삐삐로 소식을 전하고, 무스로 머리를 넘기고, 펜티엄 1기가 메모리가 대단하게 느껴지던, 90년대에 그들은 만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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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단평

cinemania 2012. 2. 23. 00:10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는 신용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파산을 방조하는 사회의 방치 속에서 파멸하고 유령이 되어버린 어느 개인이 위장을 통해서 삶을 갱신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끝내 괴물이 되어버린 것을 발견하게 되는 미스터리 추리물이다. 이는 단지 일본 내의 문제가 아닌 자본주의 신용 사회로 접어든 한국의 문제이기도 한데, 변영주 감독의 <화차>는 이에 대한 서술을 간결하게 다듬고 미스터리 추리물이라는 장르적 밀도를 높이는데 각색을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캐릭터 설정과 관계에 작은 변주를 가하지만 전반적으로 원작도 살고, 영화도 사는 인상이다. 자욱한 미스터리의 지배력이 느껴지는 가운데, 결말부에 다다라 보다 강도 높은 서스펜스의 정곡을 찔러 넣고 끝내 페이소스의 잔해를 드러낸다. 과감한 각색과 심도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끔찍하고, 처참하며, 처연하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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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단평

cinemania 2012. 2. 22. 18:46

브라이언 셀즈닉의 <위고 카브레>를 영화화한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움직이는 영상 수준이었던 영화에 예술적인 숨결을 불어넣은 진정한 영화의 창시자 조르주 멜리에스에 관한 영화다. 3D영화라는 현대적인 매체를 통해서 영화의 기원이 된 뤼미에르 형제의 그 영상을 비롯한 무성영화의 레퍼런스들을 목도하는 건 대단히 놀라운 체험이다. <휴고>는 강요에 가까운 예찬 대신 영화에 대한 애정과 경의를 담아 당신을 영화라는 세계로 인도하려 한다. 3D영화로서 최상의 기술적 완성도를 자랑하고, 텍스트와 삽화로 이뤄진 원작을 영화로서 승화해내는 이 작품이 영화라는 예술 자체에 대한 오랜 역사를 성실하게 기술하는 동시에 그 자체의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다. 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고전의 발굴과 복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끊어진 영화의 역사를 이어나가는 마틴 스콜세지는 <휴고>를 통해서 영화 그 자체를 오마주한다. 거장의 진심에 경의를 표한다.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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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대처는 영국 최초로 여성으로서 국회의원이 됐고, 영국뿐만 아니라 서구 사회 최초의 여성 총리로 꼽힌다. 보수당에 몸담고 있던 그녀는 성장 중심의 정책을 우선시하는 보수당의 신념에 철저하게 복무한 인물이다. 10년이 넘도록,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총리직을 지킨 그녀의 정치적 역정은 파란만장 자체였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기치를 내걸며 총리직에 당선된 그녀는 영국의 경제적 위기와 실업률 증가 속에서 갖은 비난을 들었지만 영국령인 대서양의 포클랜드를 침공한 아르헨티나 군에게 전면전을 지시하고 끝내 전쟁에서 승리하며 대단한 인기를 얻었으며 이에 고무된 영국의 경제성장을 이룬 인물이다. 테러리스트와 결코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원칙을 내세우며 철의 여인이라 불리기도 했던 그녀는 임기 말년에 독선적인 태도로 고립됐고, 갖은 테러리즘에 시달리다가 끝내 정치적 편력에 밀려서 총리직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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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의 성공에 기대어 제작된 속편들이 장기화될 때마다 그러하듯이, <언더월드 4 : 어웨이크닝> 설정 또한 속편을 만들기 위해만들어진 설정을 기꺼이 강행한다. 어쨌든 무리수에 가까운 인과에서 종종 드러나는 구멍을 눈감을 있거나 피와 살이 튀는 몇몇 장면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있는 취향의 관객이라면 단순하게 즐길 있는 킬링타임 무비라 있다. 씹고, 뜯고, 찢기고, 튀는 괴물들 데스 매치 속에서 특유의 슬라이딩 발레 액션이 마구 시전되는 액션 시퀀스는 그럭저럭 즐길만하다. <레지던트 이블> 밀라 요보비치에 버금가는 변종 여전사라 할만한 케이트 베킨세일은 반갑지만 캐릭터의 이미지에 완전히 매몰되는 인상이라 한편으로 우려된다. 속편이 딱히 기대되지 않는 속편이랄까.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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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영상 안에서는 누가 봐도 악당으로 보이는 무리들에게 전기 고문을 당하고 있는 남자가 있다. 심문 , 남자는 감방으로 내던져지지만 자신을 찾아온 강아지의 도움으로 그로부터 탈출한 , 자신처럼 감금돼 있던 여인을 구한다.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그의 고난에 마음을 졸이다가, 그의 활약상에 통쾌한 웃음을 날린다. 그렇다. 이는 영화다. 흑백무성영화, 그리고 속에서 활약하던 남자는 당대 최고의 무성영화스타 조지 발렌타인( 뒤자르댕)이다. 영화가 끝나고 박수 갈채 속에서 무대에 오른 그는 관객을 향한 팬서비스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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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출생, 이를 지켜보는 소년. 산통 끝에 어미의 자궁으로부터 밀려나와 푸른 대지 위에서 버둥거리던 어린 말이 발로 땅을 딛고 일어설 , 소년의 눈이 반짝인다. 영국의 아동문학가 마이클 모퍼고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 호스> 필의 말과 소년의 교감을 다룬 대서사시다. 가난한 소년 알버트(제레미 어바인) 자신이 눈여겨보던 말을 갖게 되고, 극진한 정성을 통해서 말을 길들이며 조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지만 가난과 전쟁으로 인해서 이별하게 말과 소년의 감동적인 교감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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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무원 출신 아입니까!” 그렇다. 원래 그 남자, 최익현(최민식)은 밀수업자들에게 삥이나 뜯는 부산 세관이었다. 물론 혼자 해먹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팀원들의 비리 행위에 총대를 메고 옷을 벗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밀수업자들의 필로폰을 입수한 그는 건달과 손을 잡고 이를 일본에 유통해서 한몫 챙기길 시도한다. 그래서 만난 것이 바로 부산의 내로라는 주먹 최형배(하정우). 그리고 경주 최씨 충렬공파 최익현은 직감한다. 그가 자신보다 항렬이 낮은 집안 사람임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렇게 그는 세력을 자랑하는 건달 두목의 대부가 된다. 1980년대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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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지방 중학교에 부임한 국어 교사 미카코(아야세 하루카)는 남자배구부 고문을 맡게 된다. 나름의 열의를 갖고 훈련을 지도하려는 그녀와 달리 배구의 경험조차 없는 다섯 명의 부원들은 그저 새로운 여자 선생님이 고문으로 왔다는 사실에 그저 희희낙락이다. 이에 배구 연습에 대한 열의를 심어주고자 미카코는 지역 대회에서 1승을 하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이들은 이에 가슴을 보여달라는 발칙한 제안으로 응수한다. 수락도 거절도 하지 못하고 어물쩡 넘어가게 된 그녀와 달리 아이들의 열의는 나날이 불타오르고, 이를 지켜보는 미카코는 보람을 느끼면서도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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